퀄컴뿐만 아니라 브로드컴, 미디어텍 등 미국과 대만을 대표하는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가 앞다퉈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와이파이8은 로봇 간 근접 통신, 자율주행 차량 간 교신 등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에 끊김 없는 실시간 반응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 경우 통신 칩이 일종의 센서 역할까지 맡는다는 의미다. 와이파이 신호를 이용해 거리와 상대 위치, 이동 방향을 추정하고, 로봇에 장착된 AI가 이를 판단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퀄컴의 경쟁사인 브로드컴도 올초 ‘BCM4918’ 등 와이파이8용 칩셋 포트폴리오를 대거 공개했다. BCM4918은 인터넷 신호를 여러 기기에 끊김 없이 분배하는 네트워크 장비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이다. AI 연산 기능을 갖춰 네트워크 상태를 스스로 판단하고 빠르게 처리한다. 와이파이8의 핵심 기술인 SMD(무중단 이동연결)가 적용된 것이 최대 경쟁력으로 꼽힌다. SMD는 이동 중에도 와이파이 연결이 끊기지 않도록 설계된 신기술이다. 브로드컴은 이 기술이 패킷(데이터를 잘게 쪼갠 전송 단위) 손실률과 지연 시간, 전력 손실을 각각 25%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텍도 올초 차세대 무선 통신 칩 ‘파이로직 8000’을 공개하며 “연내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7세대까지의 와이파이는 ‘얼마나 빠르게 다운로드할 수 있나’ 등 속도에 초점을 맞췄다. 8세대 와이파이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1초의 지연도 허용하지 않는 통신 안정성 구축에 주안점을 뒀다.
기존의 와이파이가 스마트폰용이었다면 앞으로의 와이파이는 로봇 혹은 수많은 사물인터넷(IoT)용 기기를 위한 통신 인프라로 기능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퀄컴은 이 분야에서도 기술 표준을 마련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퀄컴 특허 사용료를 피할 수 없도록 했듯이 이제는 와이파이8로 피지컬 AI 시대의 연결 규칙을 다시 쓰려 한다는 얘기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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