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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투톱 실적 발표 앞두고…소부장 펀드에 뭉칫돈

입력 2026-01-26 17:17   수정 2026-01-26 17:18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29일)를 앞두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펀드의 몸집이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반도체 투톱’이 증시 랠리를 이끌어온 만큼 올해부터는 소부장 기업으로의 낙수 효과가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다. 이번 강세장에서 소부장 종목의 주가 상승폭이 대형주에 비해 제한적이었던 만큼 가격 매력에 주목한 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쏟아지는 ‘1조원 펀드’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의 ‘NH아문디 필승코리아’ 펀드는 이달 들어 순자산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3000억원에 못 미친 펀드 규모가 1년 만에 세 배 이상 불었다. 이 펀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소부장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수페타시스, 한양디지텍 등 반도체 가치사슬에 속한 종목을 다수 편입하고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성장 산업의 소부장 관련주를 담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코어테크’ 펀드도 지난해 12월 순자산 1조원을 넘겼다. 이 상품의 순자산 역시 1년 만에 두 배 이상 불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공모펀드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펀드 순자산이 1조원을 돌파한 건 이례적”이라며 “소부장 섹터의 추가 상승 여력에 기대가 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세도 뚜렷하다. 국내 최대 규모 반도체 소부장 ETF인 ‘SOL AI반도체소부장’의 순자산은 최근 5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초 2200억원 수준이던 순자산은 이달 23일 기준 5212억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이수페타시스를 비롯해 한미반도체, 리노공업, 이오테크닉스 등 반도체 전후 공정을 아우르는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지난해 초 500억원을 밑돌던 ‘ACE AI반도체포커스’의 순자산은 3000억원에 육박했고,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도 1년 만에 900억원대에서 2400억원대로 덩치를 불렸다.
◇“올해 대형주만큼 오를 것”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에서 ‘불장’이 이어졌지만 소부장주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반도체 가격 상승의 수혜가 대형 제조사 실적에는 즉각 반영되는 구조지만 소부장 기업은 장비 발주와 납품을 거쳐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의 주식운용본부장은 “이번 반도체 실적 개선은 판매량 증가보다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의 영향이 컸다”며 “소부장 기업 실적이 개선되려면 실질적인 물량 및 매출 증가가 동반돼야 한다는 점에서 주가 반등이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소부장 ETF 수익률은 반도체 대형주 상품에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ETF가 20% 안팎 수익을 낸 데 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없이 소부장 종목으로만 구성한 ‘SOL 반도체후공정’(13.33%),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13.33%) 등의 수익률은 10%대에 그쳤다.

다만 대형 반도체 기업의 호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올해 소부장 종목으로의 낙수 효과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AI 활용 범위가 넓어지며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이에 따라 설비 투자가 늘면 소부장 기업의 실적 역시 개선될 것이란 기대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소부장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서 대형주와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일 수 있다”며 “오는 5월 확인될 1분기 실적이 좋을수록 주가 상승 탄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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