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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측면 지원' 나선 정의선

입력 2026-01-26 17:05   수정 2026-01-27 00:33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60조원 규모 캐나다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CPSP) 수주를 측면 지원하기 위해 현지를 찾는다. 캐나다 정부가 잠수함 사업권을 주는 조건으로 자동차 분야 협력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수주전은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 등 2파전으로 좁혀진 상황이다. 정부와 산업계는 조선·항공·자동차 등으로 구성된 ‘코리아 원팀’의 팀워크를 통해 사업권을 따낸다는 전략이다.

◇방산 특사단, 캐나다로 출국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끄는 방위산업 특사단은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 협력 특사’ 자격으로 26일 캐나다로 출국했다. 특사단은 강 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정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 등으로 구성됐다.

정부와 산업계가 원팀을 구성해 대응에 나선 건 CPSP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3000t급 잠수함을 최대 12척 도입하는 이 프로젝트의 총사업비는 60조원에 달한다. 잠수함 도입비 20조원에 30여 년간 유지·보수·정비(MRO) 비용 40조원을 더한 수치다.

업계에선 한국과 독일의 기술력에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절충교역’이 수주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절충교역은 대규모 방산 물량을 발주하는 국가가 그 대가로 수주국에 현지 투자나 기술 이전을 요구하는 걸 말한다. 캐나다가 절충교역으로 원하는 건 자동차 관련 협력이다. 잠수함 사업과 무관한 현대차그룹이 원팀에 합류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로 수혜를 본 현대차그룹이 국익을 위해 정부와 조선업계의 요청에 화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는 독일에도 폭스바겐의 현지 생산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캐나다에 별다른 생산 시설이 없지만, 폭스바겐은 온타리오주에 배터리 셀 공장을 짓고 있다.
◇캐나다에 수소기술 이전할 듯
현대차는 캐나다에서 열리는 ‘한국·캐나다 자동차산업 협력 포럼’에 참석해 화답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캐나다 정부가 요구해 온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은 투자 리스트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초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한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와의 중복 투자가 불가피해서다. 대신 캐나다에 수소 기술을 이전하고,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특사단에 합류하지는 않았지만 캐나다와 군용기 부문에서 협력하고 있는 만큼 방산 협력 지원 방안을 두고 검토 중이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산업 생태계에 기여하는 ‘현지 기업’으로 스며든다는 전략을 짰다. CPSP 평가 항목에서 산업기술 혜택(ITB), 고용 창출, 캐나다 방산 공급망 통합 등 경제협력이 15%를 차지하는 걸 염두에 둔 것이다. 한화오션은 이미 밥콕캐나다 등 현지 조선·방산·통신 업체 10여 곳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한화오션은 오는 3월 최종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도 총력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강 실장은 이날 “수주에 성공하면 300개가 넘는 국내 협력 업체에 일거리가 생기고, 2만 개 이상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며 “캐나다 정부 최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양국 간 산업·안보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양길성/신정은/안시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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