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2월 6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8년 만에 종합 순위 톱10 복귀를 노리는 대한민국 선수단의 메달 레이스를 이끌 주역은 단연 ‘전통의 효자’ 쇼트트랙이다. 한국 동계 스포츠의 성장을 견인해온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에서도 역대급 기록 경신을 예고하며 전 국민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한국 쇼트트랙의 메달 사냥 역사는 1992년 알베르빌 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기훈이 남자 1000m에서 우승하며 한국 역사상 최초의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쇼트트랙은 한국의 독보적인 메달밭으로 자리 잡았다. 2022 베이징 대회까지 한국은 쇼트트랙에서만 금메달 26개를 포함해 총 53개(은 16개, 동 11개)를 수확했다. 이는 한국이 동계올림픽에서 획득한 전체 금메달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수치로, 한국 쇼트트랙의 경쟁력이 곧 한국 동계 스포츠의 위상을 대변해 왔음을 보여준다.
이번 대회 최대 관전 포인트는 ‘쇼트트랙 여제’ 최민정의 행보다. 최민정은 주 종목인 여자 1500m에서 올림픽 3연패라는 대업에 도전한다. 2018 평창, 2022 베이징 대회에 이어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에서 금메달을 따내면 한국 쇼트트랙 사상 최초로 단일 종목 3연패 기록을 쓰게 된다.
최민정이 새로 쓸 기록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선 두 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획득한 최민정이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하면 쇼트트랙 전이경(4개)과 함께 동계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을 세운다. 아울러 메달 2개를 더하면 통산 메달 7개로 진종오(사격), 김수녕(양궁), 이승훈(스피드 스케이팅·이상 6개)을 넘어 하계와 동계를 통틀어 한국인 역대 최다 메달 신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최민정의 대기록이 완성될 여자 1500m 결승은 한국시간으로 다음달 21일 아침에 펼쳐진다. 최민정은 “이번 대회엔 개인적으로 걸려 있는 기록이 많다”면서도 “개인 기록보다는 다른 선수들과 함께 힘을 합쳐 좋은 모습을 보여드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 쇼트트랙에 첫 메달이 기대되는 혼성 2000m 계주는 10일 밤 예정돼 있다. 그는 “(메달을 획득할) 첫 종목이 혼성 2000m 계주인 만큼 좋은 성적을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세대교체에 성공한 쇼트트랙은 젊은 피들의 기세도 매섭다. 여자 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 김길리와 남자 대표팀의 신성 임종언은 최근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에서 나란히 메달을 따내며 예열을 마쳤다.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하는 김길리와 폭발적인 스퍼트가 강점인 임종언은 최민정, 황대헌 등 베테랑과 함께 메달 사냥의 ‘원투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은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마지막 집중 훈련을 한 뒤 30일 이탈리아 밀라노로 떠난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앞둔 김길리는 “올림픽이 가까워질수록 설렘과 긴장이 함께 느껴진다”며 “큰 무대에서 제대로 실력을 펼치고 싶고, 선배들의 업적을 제가 잘 이어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종언도 “올림픽에서 어떤 플레이를 할지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며 “멘털 관리에 집중하면서 이번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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