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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대 소개 안 해요"…공인중개사 손사래 왜?

입력 2026-01-26 17:31   수정 2026-01-26 17:32

대법원이 공인중개사에게 임차인의 보증금 배당 순위를 좌우하는 선순위 임대차 현황 등 미공개 정보까지 확인·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잇달아 판결하자 거래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26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중개 사고 소송을 우려해 다세대주택 거래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중개업계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은 사실상 확인이 불가능한 정보를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개사의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며 “이런 판결이 잇따르면서 중개사 사이에서 다세대주택 거래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4일 다세대주택 임차인들이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낸 공제금 청구 소송에서 “다세대주택 거래에서 공동근저당이 설정된 경우 공인중개사는 다른 세대의 선순위 권리까지 확인·설명해야 한다”며 협회 손을 들어준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같은 날 비슷한 쟁점의 다른 사건에서도 “공인중개사가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를 제대로 확인·설명하지 않아 임차인이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한 다세대주택 임차인이 “경매 과정에서 중개사가 보증금 반환 순위를 좌우하는 선순위 권리관계 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제기한 소송이었다.

중개업계의 불만은 다세대주택 임대차 순위를 결정하는 각 세대의 임대차계약 확정일자 등이 등기부등본에 나타나지 않는 미공개 정보라는 데 있다. 임대인이 정보 공개를 거부하면 중개사가 강제로 확인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2022년부터 국토교통부와 국회에 임대인의 관련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 개정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임대인의 재산권 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입법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우현수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공인중개사는 거래 위험을 좌우하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설명하는 전문 직역”이라며 “현장 혼선을 줄이려면 공인중개사에게 제공하는 정보의 범위와 책임을 제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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