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증권사가 비상장사 주식을 담보로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에게 1000억원이 넘는 대출을 집행한 데는 SK증권 경영진과 오 회장 사이의 인맥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대출 당시 SK증권 대표이사이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J&W파트너스와 함께 SK증권을 인수해 사실상 오너 역할을 해온 김신 SKS 프라이빗에쿼티(PE) 부회장이 오 회장과 서울대 경영학과 82학번 동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김 부회장은 26일 SK증권의 무궁화신탁 주식담보대출과 관련해 “계약 과정은 물론 내용도 구체적으로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충분히 오해할 수 있지만 학창 시절 오 회장과 반이 달라 몰랐고, 사회에 나와서도 잘 모르다가 점심 몇 번 같이 한 사이”라며 “2021년부터 대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오해받지 않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했다.
2019년 오 회장에게 130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이 처음 나갔을 때는 “규모가 작아 신경 쓸 수준이 아니었고 잘 몰랐다”고 했다. 2021년 주식담보대출 주선 규모가 1150억원으로 확대됐을 땐 “오 회장과의 개인적 인연이 투자 심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의사 결정 과정에서 스스로를 제척했다”고 했다. 2023년에는 ‘랩 신탁 사태’ 수습 업무에 전념하고 있었고, 대출 업무는 각자 대표였던 전우종 사장이 맡았다고 설명했다.오 회장은 법무법인 광장 파트너 변호사 출신으로 2016년 무궁화신탁 경영권을 인수했다. 서울대 경영학과 82학번 동기회 골프 모임 회장을 맡는 등 적극적으로 친분을 쌓아왔다. 김 부회장은 “오 회장과 골프 한 번 같이 친 적 없다”고 했다.
오 회장이 김 부회장과 소통을 시도한 일은 있었다고 했다. 그는 “2021년 대출 계약을 전후한 시점부터 계약 조건 등에 대해 사적인 부탁을 오 회장이 휴대폰으로 여러 차례 해왔지만 중간에서 담당자들의 심사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일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오 회장과의 연락도 완전히 차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무궁화신탁 매각 과정에서 내 이름을 팔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증권은 일정 투자금액의 대출 건은 대표이사가 참석하지 않는 투자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친 뒤 대표이사 결재를 받는 구조다. 자금 집행은 실무 본부장 결재로 진행된다.
김 부회장은 “투자 계약에 관한 구체적인 검토와 판단은 투자심의위에서 독립적으로 이뤄지고 대표이사는 거부권만 가진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2014년부터 10년간 SK증권 대표이사를 지내다가 재작년 계열사 SKS PE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노경목/박종관 기자 autonomy@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