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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앞두고…여야, 통합특별시 '퍼주기 법안' 경쟁하나

입력 2026-01-26 17:59   수정 2026-01-26 19:37

대전·충남, 광주·전남 통합특별시에 은행과 국립의대, 특수목적고에 카지노 신설 권한을 주는 방안이 논의된다. 국립의대와 특목고 신설은 중앙정부 권한이며 은행은 법상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할 수 없어 과도한 특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년간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으면서 상당수 재원을 중앙정부에 의존해 선심성 정책이 남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 지자체 특례 요구 잇따를 듯
26일 정치권과 관가에 따르면 성일종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45명이 공동 발의한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 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과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공개한 ‘광주전남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은 통합 특별시장이 보건복지부 장관 승인 없이 국립의대와 종합병원, 지방의료원, 국공립 정신병원을 설립할 수 있다.

교육부 장관 동의를 받지 않고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목고와 영재고, 국제고 설립을 허가할 수 있다. 두 곳 이상의 카지노업을 허가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다. 대전충남특별시법은 “벤처기업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은행을 출자해 설립·운영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대전충남특별시법은 야당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발의한 법안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 법안을 참고해 이르면 이번주 관련 법안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전·충남, 광주·전남 지역 통합을 위해 파격적인 혜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어 관련 법안 논의는 오는 6월 지방선거 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대전충남특별시법은 296개 조문으로 완결된 형태를 갖추고 있어 국회 관련 법안의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야당보다 인색한 법안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통합특별시가 과도한 권한을 가지면 의료와 교육 불균형이 심화할 수 있다고 걱정한다. 경남 창원과 전남 목포 등 지방 도시들이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의대 유치를 희망했지만, 정부는 1998년 이후 의대 신설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지자체 통합을 검토 중인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도 비슷한 권한을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지방에 국립의대와 카지노 등이 잇달아 설립될 수 있다. 지자체에 은행 설립 권한을 주는 것도 논란이 예상된다. 은행법상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산업·금융자본 분리 원칙 등을 엄격히 규제하기 때문이다.
◇ 지역 불균형 더 심화할 수도
통합특별시에 막강한 권한을 주면서 재원은 중앙정부가 상당 부분 부담하는 구조도 문제가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통합특별시는 국세인 양도소득세의 100%를 이전받는다. 또 다른 국세인 법인세의 50%, 부가가치세의 5%도 넘겨받는다. 지방교부세도 통합특별시엔 10년간 6%를 더 얹어준다. 광역철도와 광역 교통시설 건설·개량 비용의 100%와 70% 이상, 대중교통 운영 손실도 국고로 지원한다. 출산 장려와 인구 부양 등을 위해 사회보장제도를 신설·변경할 수 있고 필요한 행정·재정 지원은 국가가 맡는다. 재정경제부와 행정안전부 장관은 10년간 행정 통합과 관련한 대규모 사업의 투자심사와 타당성 조사를 면제해준다.

대전충남특별시는 28개, 광주전남특별시는 54개 특구와 지구를 지정하고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법안에 담긴 각종 특례가 대전충남특별시는 257개, 광주전남특별시는 300개에 달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앙정부 기금의 30%를 통합특별시에 우선 배정하도록 하는 조항 때문에 다른 지자체에 돌아갈 몫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지자체는 10년 넘게 수십조원을 지원받아 쓰면서도 저출생과 수도권 집중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했다”며 “파격적인 혜택과 함께 선심성 정책을 제한할 통제 장치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효/이광식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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