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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SK렌터카 빼면 다 영세업자…둘 합치면 경쟁자 없어"

입력 2026-01-26 17:50   수정 2026-01-27 00:35

국내 렌터카업계 1·2위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 간 결합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 결정’으로 가로막혔다.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30%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점 기준으로 삼는 ‘50%’에 못 미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공정위는 수치상 점유율보다 영세사업자가 많은 시장 구조상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크다고 봤다. 이번 조치로 사모펀드의 인수합병(M&A) 전략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공정위 “1강 다약 구조가 문제”
26일 공정위에 따르면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2024년 8월 SK렌터카를 인수한 데 이어 작년 3월 롯데렌털 지분 63.5% 취득을 위한 기업결합 신청을 했다. 업계 1위인 롯데렌탈과 2위 SK렌터카가 합쳐졌을 때 점유율(2024년, 차량 대수 기준)은 단기 렌터카는 21.3%(제주)·29.3%(내륙)이고, 장기 렌터카는 38.3% 수준이다.

어피니티는 “두 회사가 합쳐도 점유율이 50%를 넘지 않기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정위는 나머지 1000여 개 업체 대부분이 영세 사업자라는 점에 주목했다. 사실상 가격을 결정하는 업계 1, 2위가 합쳐지면 압도적 대기업 1개 사의 지배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논리다. 이병건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SK렌터카의 요금이 오르면 고객들은 수많은 영세 업체로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롯데렌탈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어피니티 측은 공정위의 시장 획정과 경쟁 제한성 판단이 지나치게 협소하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의 점유율 산정 기준인 차량 수만으로는 카셰어링 등으로 경계가 허물어지는 모빌리티 시장을 가늠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장기 렌터카는 이미 대기업이 진출”
장기 렌터카 시장의 경우 공정위는 3, 4위인 현대캐피탈(점유율 14.7%)과 하나캐피탈(7.5%)이 규제에 발이 묶여 있어 유효경쟁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본업비율 제한’으로 캐피털 업체는 본업인 금융리스업 자산 이상으로 부수 업무인 장기렌터카(실물 대여) 사업을 키울 수 없다.

이에 대해서도 어피니티는 “경쟁자인 캐피털사는 거대 금융사”라며 유효한 경쟁이 지속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에서의 ‘렌터카 총량제’도 지배적 합병회사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제주도는 환경 문제에 대응하고 지역 기업을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2018년부터 도내 렌터카 신규 면허를 제한해 왔다. 공정위는 “2020년부터 롯데렌탈이 꾸준히 수십~수백 대 규모 소형 제주 렌터카 업체를 인수하고 있다”며 “합병 법인이 만들어지면 현지 업체 퇴출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 PEF ‘볼트온 전략’ 위축 불가피
공정위는 이날 ‘완전불허’ 배경을 설명하면서 “일정 기간 후 매각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조건부 승인을 하더라도 영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추가 인수를 금지하거나 가격 인상을 제한하는 ‘조건부 승인’을 해주더라도 그 약속이 지켜질지 의심된다는 것이다.

사모펀드업계에선 앞으로 동종 업계 기업을 통합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콘솔리데이션 전략’이나 ‘볼트온 전략’을 펴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어피니티는 업계 1·2위 렌터카 회사를 묶어 규모의 경제와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어피니티는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결과의 취지를 존중한다”며 “구체적인 판단 내용과 취지를 면밀히 확인한 뒤 향후 롯데그룹과의 협의를 통해 공정위의 우려 사항, 특히 시장지배력 강화 가능성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에서 추가 제안 가능성 여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대훈/하지은/최다은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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