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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플레이션에 車업계도 생산 차질 우려

입력 2026-01-26 18:00   수정 2026-01-26 18:01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완제품 값을 밀어 올리는 ‘메모리플레이션’(메모리반도체+인플레이션)이 PC, 스마트폰 시장을 넘어 자동차산업으로 이동할 조짐이다. 차량용 메모리 품귀가 심화하면 원가 부담이 커지는 것을 넘어 생산 차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전통 완성차 제조사보다 전기차만 만드는 회사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회사인 리오의 윌리엄 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한 콘퍼런스에서 “올해 자동차업계의 가장 큰 비용 압박은 원자재가 아니라 최근 미친 듯이 오르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라며 “메모리 가격 상승이 올해 내내 자동차에 엄청난 원가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가 최근 발간한 자동차산업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차량용 메모리로 주로 활용되는 더블데이터레이트4(DDR4) D램의 1월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845% 급등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3사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생산에 주력한 영향이 크다. 고가 반도체에 생산을 집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값이 싼 차량용 메모리는 공급이 급격히 줄고 있는 것이다. 유럽계 IB UBS는 “올 2분기부터 차량용 메모리 가격 급등과 품귀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량용 메모리 시장은 올해 162억9000만달러(약 23조원) 규모로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미만’으로 추정된다. 차량용 메모리는 가격이 싼 데다 차 업체가 요구하는 안전 기준이 높고 개발에 오랜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메모리업계에선 ‘돈이 안 되는’ 품목으로 꼽힌다.

차량용 메모리 가격 급등이 내연기관차보다 테슬라, 리비안 등 전기차·자율주행차 중심 기업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연기관 차량에 필요한 반도체는 약 200개, 전기차는 1000개, 자율주행차는 2000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최악의 품귀 상황을 가정할 경우 고급 전기차의 D램 원가가 200달러에서 1200달러로 500%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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