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부터 전기차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처음 20만 대를 넘어선 가운데 정부도 전기차 전환지원금을 신설하며 전기차 보급 확대에 나섰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국내 완성차는 물론 BMW, 폴스타 등 수입차까지 올해 출시가 확정된 전기차만 15종을 웃돈다. 국내 전기차 1위 브랜드 테슬라는 1000만원 가까이 차값을 인하하며 가격 경쟁에까지 뛰어들었다.
가장 큰 변화는 전기승용차 보조금에 전환지원금이 신설된 것이다. 출고된 지 3년 이상 된 휘발유와 디젤 등 내연차를 폐차하거나 팔고 전기차를 사면 별도로 지원금을 더 받을 수 있다. 지원금은 원래 받을 보조금이 500만원을 넘으면 100만원을 주고, 그 아래면 액수에 비례해 지급하기로 했다. 이런 방식으로 전기차를 살 때 기존 국고보조금(570만원)을 더해 최대 670만원까지 싸게 살 수 있다. 매년 줄이던 지원금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한 점도 눈에 띈다.
전기차 보조금이 중단된 미국 등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우려가 짙지만 국내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국내에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22만177대로 2024년(14만6734대)에 비해 50.1% 급증했다. 전기차가 전체 등록 대수에서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작년 사상 처음 10%를 돌파했다. 최근 5년간 누적 전기차 보급 대수도 올해 100만 대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모델 Y 등을 포함해 작년 5만9916대를 판매해 2024년(2만9750대)보다 판매량이 두 배 넘게 늘었다. 테슬라는 일부 모델 차값을 최대 940만원 인하하며 점유율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모델Y RWD’도 가격을 5299만원에서 4999만원으로 내렸다.
기아도 고성능 버전인 GT 모델로 승부수를 띄운다. 기아는 EV2·3·4·5·6·9 등 6개 전기차 전용 모델을 내놓으며 일찍부터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기아는 올 상반기 EV3 GT, EV4 4도어 GT, EV5 GT 고성능 버전인 GT 모델을 출시한다. 내연기관 고성능차 수요를 전기차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하반기에는 제네시스의 첫 대형 SUV 전기차 GV90이 출시된다. 준대형급인 GV80에 이어 풀사이즈 SUV를 내놓는 것이다. GV90은 상위 트림에 롤스로이스 등 초고가 브랜드처럼 전후석 도어가 마주 보며 열리는 ‘코치도어’가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 9일 ‘2026 브뤼셀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다목적차량(MPV) 스타리아의 전기차 모델 ‘더 뉴 스타리아 EV’를 출시한다. 스타리아급으로 분류되는 소형 전기승합차(정원 11~15인, 길이 7m 미만)는 올해 최대 1500만원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전기차도 대거 도전장을 낸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인공지능(AI) 기반 운영체제 ‘MB. OS 슈퍼브레인’을 적용한 GLC, CLA의 전기차 모델을, BMW는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를 적용한 첫 양산형 모델 뉴 iX3를 출시한다. 포르쉐는 카이엔 일렉트릭을, 폴스타는 폴스타5를 내놓는다. 볼보도 상반기 대형 전기 SUV EX90을 내놓고, 하반기에는 전기 세단 ES90을 선보인다.
중국 차의 공세도 한층 거세진다. 작년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에 오른 비야디(BYD)는 올해 2000만원대 보급형 전기차 돌핀을 내세운다. 비야디는 한국 진출 첫해인 작년 6000대 이상을 판매하며 수입차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리자동차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도 올해 상반기 국내 판매에 들어간다. 한국 시장 판매·서비스 담당 딜러사 4곳과 계약을 마쳤다. 첫 투입 모델로는 중형 전기 SUV 7X가 거론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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