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달 들어 이민 당국의 총격으로 미국인 2명이 잇달아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침묵을 지키고 있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빅테크들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당시 인종차별 문제를 지적하면서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26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를 비롯한 실리콘밸리 주요 인사들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입을 닫고 있다고 보도했다. 5년여 전 같은 도시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목숨을 잃었을 때와 상반되는 행보다.
쿡 CEO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 직후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사법 제도나 교육, 의료 등 부문에 남은 인종차별 문제를 지적하면서 "모든 이들을 위해 더 나은, 더 정의로운 세계를 만드는 데 헌신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저커버그 CEO도 당시 "인종적 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들에 1000만 달러(약 140억원)를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백악관에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철수를 요청하라', 'ICE와의 모든 계약을 취소하라', 'ICE의 폭력에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라'는 내용을 담은 기술기업 직원 400여 명의 공개 청원서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다만 일부 기술기업 관계자들은 이런 가운데서도 ICE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 눈길을 끌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자신의 이전 에세이를 공유하면서 "미네소타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상황을 고려할 때 민주적 가치와 권리를 보존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은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최근 메타에서 퇴사한 '인공지능 대부' 얀 르쿤 뉴욕대 교수도 알렉스 프레티가 최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 요원들의 총격에 숨지는 영상을 공유하며 "살인자들"이라고 비난했다. 제임스 디엣 오픈AI 글로벌비즈니스 총괄은 "기술업계 수장들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지역사회를 위협하고 거리에서 민간인을 처형하는 ICE 요원들에 대해서보다 부유세에 대해 훨씬 더 강하게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최근 실리콘밸리 기업 수장들이 캘리포니아주 일각에서 추진하는, 이른바 '억만장자세'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하면서 이민 단속에 대해서는 침묵한 데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CNBC는 쿡 CEO와 앤디 재시 아마존 CEO, 리사 수 AMD CEO 등은 미니애폴리스 시민인 알렉스 프레티가 숨진 당일인 지난 24일 저녁 백악관에서 열린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다큐멘터리 '멜라니아' 비공개 상영회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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