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현빈이 작품을 위해 몰두한 시간을 돌아봤다.
현빈은 27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메이드 인 코리아' 인터뷰에서 13kg 벌크업 후 "화면에 꽉 차게 나오는 것을 보고 '됐다' 싶었다"며 "거울을 보면서도 스스로 만족했다"면서 웃음을 보였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1970년대 혼란과 도약이 공존했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국가를 수익 모델로 삼아 부와 권력의 정점에 오르려는 사내 백기태(현빈)와 그를 무서운 집념으로 벼랑 끝까지 추적하는 검사 장건영(정우성)이 시대를 관통하는 거대한 사건들과 직면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14일 시즌1 마지막 회가 공개됐으며 현재 시즌2를 촬영 중이다.
현빈은 중앙정보부 과장이자 자신의 목표를 위해 타인의 욕망까지 계산에 넣는 인물 백기태로 분해, 회차가 거듭될수록 한층 복합적인 면모를 드러냈고 이전과는 결이 다른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현빈은 이 작품을 위해 약 13kg가량 증량하며 중앙정보부 요원 특유의 위압감과 무게감을 몸으로 표현했다.
현빈은 "생각했던 게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시대적인 상황이나 기태가 속한 기관의 힘, 위압감이 기태를 보는 순간 뿜어져 나왔으면 했다"며 "그리고 비행기 속의 상황은 감독님이 '제임스 본드' 같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위트도 있었으면 한다고 하셨고, 그래서 수트가 몸에 붙었으면 했다. 증량하기로 마음먹고 실행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현빈과 일문일답.

▲ '메이드 인 코리아'가 모두 공개됐다.
= 정확한 수치까지는 모르지만 많은 분이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시리즈물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시대의 상황과 각 캐릭터를 다르게 즐겨주신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감사했습니다. 또 뒤로 갈수록 흥미진진해지는 부분을 재밌게 봐주신 것도 좋게 생각합니다.
▲ 엔딩 장면이 화제가 됐다. 즉흥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던데.
= 그날 촬영장 들어가서 감독님에게 들었습니다. 저도 놀랐습니다. 감독님이 "기태만의 방식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바뀌게 됐습니다.
▲ 시즌2에 대한 질문도 많이 나오더라.
= 질문을 많이 받는데 '노코멘트'입니다. 엔딩을 보며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시즌2도 그냥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첫 악역이라고 알려졌다. 손예진의 반응은 어땠을지 궁금하다.
= 기태가 악역인가요.(웃음) 감독님이 '하얼빈'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늘 새로운 걸 끄집어내려 하시고 그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하십니다. 저도 배우로서 그 지점이 좋습니다. 저는 백기태라는 인물을 연기할 때 악역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당연히 잘못된 일을 하지만 이해되는 부분이 있고, 공감 가지만 어딘가는 불편한 그런 부분이 백기태를 매력적으로 볼 수 있는 여지를 드리는 것 같습니다. 아내는 다 본 것 같습니다. 매 회차를 같이 보진 않았지만 굉장히 재밌게 봤다고 하더라고요. 배우로서 못 봤던 얼굴을 본인도 봤다며 좋게 얘기해 줬습니다.
▲ 13kg 증량도 했다. 감독님이 요구한 게 아니었는데 스스로 해왔다고 하더라.
= 화면에 꽉 차게 나오는 걸 보고 '됐다' 싶었습니다. 거울을 보면서도 스스로 만족했습니다.(웃음) 생각했던 게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시대적인 상황이나 기태가 속한 기관의 힘, 위압감이 기태를 보는 순간 뿜어져 나왔으면 했습니다. 그리고 비행기 속의 상황은 감독님이 '제임스 본드' 같았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위트도 있었으면 한다고 하셨고요. 그래서 수트가 몸에 붙었으면 했고, 증량하기로 마음먹고 했습니다.
▲ 어떻게 근육을 키웠나.
= 운동을 했습니다. '하얼빈' 땐 감독님이 근육을 말려보라고 하셔서 1년간 운동을 쉬었습니다. 그렇게 쉰 게 데뷔하고 처음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근육질 몸을 보여드리려 몸을 키운 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식단은 자유로웠습니다. 유연하게 식단을 하면서 찌웠습니다.
▲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작품 외적인 부분으로 더 화제가 되어 아쉬웠을 것 같다.
=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그 아쉬움은 저보다 선배님이 훨씬 더 많으실 거고, 그래서 조심스럽습니다. 누구나 그럴 것 같습니다. 그 배역을 소화해 내고 보여드리기 위해 부단히 많은 노력을 합니다. 그것에 대한 반응이 그렇게 나온 것에 대해 제가 드릴 말씀은 아니지만 누구보다 많이 직시하고 생각하실 겁니다. 그리고 시즌2까지 있는 작품입니다. 그것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하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거라 감히 추측합니다. 현장에서 저에게 장건영은 선배님이라 저는 백기태로 준비해온 대로 만나면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호흡은 어땠나.
=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건 어떻게 할지, 저렇게 할지. 지금도 여전히 그러고 있고요. 당연히 저보다 경력도 많으시고 보는 관점이 다른 지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독이라는 역할도 해보신 분이라서요. 그래서 제가 놓친 부분을 선배님이 찾아주신 부분도 있습니다. 그렇게 소통하면서 촬영하고, 이런 작업들이 재밌고 좋습니다. 이건 저와 정우성 선배님뿐 아니라 감독님이 그런 스타일이십니다. 현장에서 대본이 바뀌는데 숙지가 가능하냐는 연락도 오시고, 그렇게 새롭게 계속 방향을 찾아가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이전의 이미지라면 장건영과 더 맞닿은 부분이 많았다.
= 감독님이 저에게 백기태를 주셨습니다.(웃음) 해봤더니 재밌더라고요. 처음 표현해 보는 방식들, 그리고 제가 못 보여준 것들을 시즌2에서 플러스시켜 놓은 것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지점들을 계속 찾아서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이 재밌고, 그걸 감독님이 또 기가 막히게 알아봐 주십니다. 지금까지 작품들을 하면서 주변의 모든 상황이 시대에 들어가게끔 해주십니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 가면 재밌고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 극 중 기태가 엄한 형이라는 설정이다. 실제 현빈은 엄한 아버지일까.
= 기태 입장에선 동생들을 사랑합니다. 때리진 않습니다.(웃음) 기태도 군인 출신이고 기현(우도환 분)도 군인이고, 그 안에서 엄격함을 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로 기현이 알아서 기는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봅니다. 아들한테는 한 번도 화를 낸 적이 없습니다. 아직 아이가 많이 어려서. 본능적으로 아빠가 크니까 쉬운 상대는 아니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 기태는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인간 현빈과 싱크로율은 어떨까.
= 나름대로 뭔가 해봐야겠다고 하면 합니다. 그 지점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선은 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저는 명분이 있어야 움직입니다. 납득할 만한 명분이 있어야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 그렇게 열심히 몰두한 것들이 있을까.
= 연기도 그렇고 모든 게 다 그런 것 같습니다. 아이랑 놀아줄 때도 그렇게 하는 것 같고요.
▲ 결혼 후 연기자로서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되고 있을까. 연기력이 더욱 깊어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 결혼하지 않았어도 그런 생각은 하고 있었을 겁니다. 연기자로서 발전하고 싶고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을 겁니다. 그건 연기하는 모든 사람의 공통점일 겁니다. 다만 아이가 생기고 나서 "아빠가 이런 배우야"라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지점이 생긴 것 같습니다. 각자 서로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청룡영화상에서 부부가 각각 남녀 주연상을 받는 최초의 기록도 만들었다.
= 서로 촬영을 하고 있는 시기라 바빠서 파티도 못 했습니다. 시상식장에서도 그랬고 다음날 서로 일정이 끝나고 만나서 역사적인 한 순간을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 '메이드 인 코리아'는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나.
= 질문이 되는 작품이길 바랍니다. 현재에도 벌어질 수 있고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해외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면서 과거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을 보며 현시대에 대입하며 질문할 수 있길 바랍니다. 많이들 가입해 주시고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 현빈이라는 배우의 커리어에서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 처음으로 도전한 지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백기태라는 인물과 이 작품을 어떻게 바라보시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제가 들은 바에 한해 좋은 의견들이 있다는 게 저에겐 자신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뭔가 조금 더 자신 있게 더 다양한 걸 시도해 보고 표현할 수 있는 힘을 준 것 같습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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