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에 미친 거죠. 넥슨이 괜히 ‘돈슨’이라고 불리는 게 아닙니다.”(넥슨 메이플키우기 게임 유저)
넥슨이 2년 만에 다시 확률형 아이템 조작 논란에 휘말렸다. 양대 앱마켓에서 수주간 매출 1위를 기록하며 흥행 중인 방치형 모바일 게임 ‘메이플 키우기’에서다. 문제를 인지한 이후에도 별도 공지 없이 조치를 취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용자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강대현·김정욱 넥슨코리아 공동대표는 최근 ‘메이플 키우기’의 확률 오류 의혹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경영진은 “설정상의 오류로 인해 특정 기간 동안 안내된 확률과 실제 게임 내 결과가 일치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게임 내 핵심 성장 요소인 ‘어빌리티’ 시스템이다.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약 한 달간 특정 능력치의 최대 수치가 실제로는 등장하지 않도록 설정돼 있었음에도 이용자에게는 정상적인 확률형 콘텐츠처럼 안내됐다는 지적이다. 해당 옵션을 강화하려면 유료 재화를 구매해야 하는 구조인 만큼 이용자들 사이에선 “돈을 써도 애초에 나올 수 없는 결과였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논란을 키운 대목은 넥슨이 오류를 인지한 이후의 대응 방식이다. 내부적으로 문제를 확인한 뒤 확률 구조를 수정했지만 이 과정에서 이용자 공지나 사전 안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용자들의 문의가 이어졌지만, 정확한 사실관계가 공유되지 않은 채 다른 설명이 제공되면서 불신이 증폭됐다. 게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잠수함 패치’ 논란이 확산된 이유다.
넥슨은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외부 개발사와 공동 개발한 구조를 지목했다. ‘메이플 키우기’는 넥슨과 에이블게임즈가 함께 만든 작품으로, 넥슨 자체 개발작에 적용되는 실시간 확률 모니터링 시스템이 초기 단계에서 적용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용자들 사이에선 “내부 통제 문제를 외주 구조 탓으로 돌린다”는 비판도 나온다.
넥슨은 문제가 발생한 기간 동안 유료 재화를 사용한 이용자에게 전액 환급과 추가 보상을 약속했고, 담당 책임자에 대해서는 해고를 포함한 중징계까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는지는 미지수다. 게임이용자 단체를 중심으로 공정거래위원회와 소비자보호기관에 대한 집단 민원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번 논란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넥슨의 주력 지식재산권(IP)인 ‘메이플스토리’ 계열 게임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넥슨은 2023년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표시 위반으로 공정위 제재를 받은 이후 확률 정보 공개와 내부 검증 강화를 약속했지만, 또다시 유사한 논란이 불거지며 “체질 개선이 이뤄졌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이번 사안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를 담은 게임산업법 개정안 시행 이후 발생했다. 업계에선 대형 게임사의 반복된 실수가 규제 강화 논의를 자극하고, 결과적으로 중소 게임사까지 부담을 떠안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은 이제 법을 지켰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용자 신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의 문제”라며 “대형사가 흔들리면 산업 전체가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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