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27일 14:2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핵심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3대 전문위원회(수탁자책임·투자정책·위험관리성과보상)의 대대적인 인적 재편 작업에 착수했다. 위원회 의사결정의 중심축인 상근전문위원 2명을 포함해 핵심 위원 10명의 임기가 2월 말부터 3월 중순 사이 잇따라 만료되기 때문이다. 상근·비상근 위원이 한 분기 안에 동시에 임기를 마치는 구조인 만큼 이번 인선을 계기로 위원회 구성이 폭넓게 재편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경영계·노동계·지역가입자 단체 등 각 추천 기관에 차기 전문위원회 위원 후보 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공모 절차에 공식 착수했다.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3개 전문위원회를 구성하는 핵심 위원들의 임기가 같은 시기에 몰려 종료되는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우선 상근전문위원 3인방이 모두 교체될 전망이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의 컨트롤타워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의 원종현 위원장과 신왕건 위원(위험관리·성과보상전문위원장 겸임)은 2월 말에서 3월 초 임기가 종료된다. 두 사람은 2020년 1기 상근위원으로 임명된 뒤 한 차례 연임해, 관련 규정상 최대 임기인 6년(3+3년)을 모두 채웠다. 이번 임기를 끝으로 자동 퇴임이 확정된 셈이다. 투자정책전문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한석훈 상근위원은 규정상 1회 연임이 가능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인선에서 함께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상근(관계·민간 전문가) 위원 7명의 임기도 3월 13일 전후로 일제히 끝난다. 수책위 비상근위원 3명과 투자정책위 민간위원 1명, 위험관리·성과보상위 민간위원 3명이 대상이다. 이들 민간위원은 규정상 1회 연임이 가능하지만, 업계에서는 수책위의 경우 관행적으로 연임 사례가 많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교체 폭이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상근위원 교체와 맞물려 위원회 전반이 사실상 '새 판'을 짜는 수준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선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와 기금운용 기조 전반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정책을 추진하며 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가운데, 3대 전문위원회 구성 역시 이러한 정책 기조에 맞춰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배당 정책과 임원 보수·성과보수(성과급) 관련 안건, 의결권 행사 범위 등에서 위원회의 판단이 이전보다 더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정책 기조에 따른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가 기업·업종에 따라서는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배당 확대 요구나 성과보수 관련 판단은 기업의 중장기 전략이나 주주 구성에 따라 논쟁적인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연기금 의결권 행사가 이해상충이나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위원회 재편 과정에서 리스크 통제와 법률적 검증 역량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정 부담도 변수다.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임박한 상황에서 인선이 지연될 경우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주요 금융지주와 포스코, KT 등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새 위원들이 충분한 준비 기간 없이 곧바로 민감한 안건을 다루게 될 가능성도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임기 만료에 따라 각 기관에 추천을 요청하는 등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기관별로 아직 회신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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