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한 여배우가 폭우 속에 갓난아기를 그대로 노출시킨 채 촬영을 강행한 제작진의 행태를 폭로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2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배우 싱윈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난해 출연했던 미니시리즈 촬영 당시의 상황을 전하며 제작진을 비판했다. 문제가 된 장면은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한 여성이 아기를 안고 서 있고, 싱윈이 연기한 사업가 캐릭터가 이들에게 우산과 돈을 건네는 설정이었다.
싱윈은 "촬영이 진행된 밤은 유난히 춥고 비가 매우 거셌다"며 "물탱크 차량을 동원해 인공 폭우를 만들었고, 아기는 장시간 비를 그대로 맞아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가 서럽게 울어 마음이 무너졌다. 분노와 무력감을 동시에 느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촬영 시간을 줄이기 위해 아기 인형 대신 실제 영아를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싱윈은 "우산을 조금만 더 내려도 아기에게 비를 막아줄 수 있었지만, 감독은 배우 얼굴이 가려진다는 이유로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 연기에 대한 헌신은 감내할 수 있지만, 아기에게까지 같은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토로했다.
아기의 출연료로 800위안, 한화 약 16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체 지우파이신문은 이 작품이 미니시리즈 'A Kindness, Life-time Redemption'으로, 마이야 미디어가 제작했으며 싱윈이 주연을 맡았다고 전했다. 논란이 확산된 이후 해당 작품은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삭제된 상태다.
사건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명백한 아동 학대", "제작진뿐 아니라 아이를 촬영에 내몬 부모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중국 미니시리즈 시장은 최근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숏폼 콘텐츠를 대량 생산하는 과정에서 '7일만에 100회차 촬영'이라는 극단적 제작 방식이 확산됐고 배우, 스태프들의 권리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 당국은 지난 1월 8일 미니시리즈에 출연하는 아동 배우 보호를 강화하는 새 규정을 발표했다. 아동의 신체적·정서적 능력을 넘어서는 폭력적이거나 과도한 장면을 금지하고, 무리한 촬영을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하루 16시간을 넘는 장시간 촬영, 강한 햇볕과 무거운 의상, 와이어 액션 등 가혹한 환경에 노출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11세 아동 배우가 성인 배우와 특정 장면을 연기한 미니시리즈가 공개됐다가 거센 비판 끝에 삭제되기도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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