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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바꿀 '꿈의 기술'…8100억 파격 투자한 한국 회사

입력 2026-01-27 17:26   수정 2026-01-27 17:28


지난 6일 찾은 포항제철소 수소환원제철 파일럿 공장 부지(넓이 5만2000㎡)에서는 쇠파이프를 박아 지반을 다지는 ‘항타’ 작업이 한창이었다. 대형 해머가 쇠파이프를 내려칠 때마다 ‘탕탕탕’ 하는 소리가 영일만 앞바다에 울려 퍼졌다. 포스코는 8146억원을 들여 친환경 철강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수소환원철을 2028년 8월부터 연 30만t 생산한다.

수소환원제철은 포스코가 그리는 철강의 미래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탓에 ‘기후 악당’으로 불리는 철강산업의 틀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여서다. 원리는 단순하다. 철광석은 철(Fe)과 산소(O)가 결합한 형태인데, 질 좋은 철을 얻으려면 산소를 깨끗이 떼어내야 한다. 고로 방식은 석탄(탄소·C)을 환원제로 투입해 산소를 분리한다. 탄소가 산소를 만나니 이산화탄소(C)가 나온다. 철강을 1t 생산하는 데 2.3t이나 배출된다. 수소환원제철은 석탄 대신 수소(H)를 환원제로 쓴다. 그래서 물(H)만 나온다.

‘꿈의 기술’인 것은 분명하지만, 문제는 돈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고로 11기를 모두 바꾸려면 68조5000억원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포스코는 수소환원철을 미래 핵심 경쟁력으로 키우기로 했다. ‘비싸도 반드시 써야 하는 제품’으로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첫 번째 이유는 세계 주요국이 추진하는 저탄소 전환 정책이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은 순차적으로 탄소 배출량이 많은 철강 제품을 쓴 기업에 탄소세를 물릴 계획이다.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완성차 회사도 원재료의 탄소 배출량까지 관리하는 ‘스코프3’를 도입하고 있다. 똑같은 자동차용 강판이라면 탄소 배출량이 적은 제품을 구입한다는 얘기다.

수소환원철의 품질이 일반 전기로에서 나온 철강보다 좋은 것도 시장 확대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기존 전기로는 고철을 재료로 넣기 때문에 구리, 주석 등 불순물을 완벽하게 제거하기 쉽지 않다. 이렇게 되면 특수강종을 성형·용접할 때 결함이 생길 수 있다. 반면 수소환원철은 수소를 집어넣어 탄소를 제거한 ‘직접환원철’(DRI)을 고철 대신 재료로 쓰기 때문에 불순물이 원천 차단된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은 이런 점을 감안해 북미 친환경 철강 시장 규모가 2024년 18억달러(약 2조6418억원)에서 2029년 46억달러(약 6조7514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포항=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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