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순금으로 제작된 전남 함평의 대표 조형물 '황금박쥐상'의 가치도 폭등했다. '혈세 낭비'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금값이 급등하면서 현재 가치를 다시 평가받는 모양새다.
27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순금 3.75g(한 돈) 가격은 103만4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금 가격은 지난 21일 처음으로 100만원 선을 넘어선 뒤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국제 금 가격 상승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맞물린 영향이다.
금 가격이 오르자 2000년대 함평군이 제작한 황금박쥐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금박쥐상은 순금 162㎏과 은 281㎏을 사용해 만든 조형물로, 가로 1.5m, 높이 2.1m 규모의 은제 원형 구조물 위에 순금으로 만든 황금박쥐 6마리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인 황금박쥐 162마리가 1999년 함평에서 발견된 것을 기념해 2005년 제작에 착수했고, 2008년 완성됐다.
제작 당시 재료비로만 약 27억원이 투입됐지만, 뚜렷한 관광객 증가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지역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금값이 크게 오르면서 황금박쥐상의 가치는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전날 기준 금 가격을 적용해 순금과 은의 재료 가치를 단순 환산하면 약 38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함평군은 그동안 보안 문제를 이유로 황금박쥐상을 함평엑스포공원 인근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에 한시적으로 전시해왔다. 그러나 최근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시 공간을 정비해 상설 전시로 전환했다. 함평군 관계자는 "황금박쥐상은 단순한 금·은 조형물이 아니라 함평의 생태적 가치를 담은 상징"이라며 "추가 조형물 조성은 금 가격 상승으로 현실적으로 검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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