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현지에 있는 일본인과 미국인을 구하러 가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달 8일 조기 총선거를 앞두고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과 일본이 대만에 체류하는 일본인 등을 대피시키는 사례를 언급하며 “미군이 공격받았을 때 일본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도망치면 미·일 동맹은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대만 유사시 일본이 군사 행동이 아니라 자국민 대피 측면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출 것이라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을 추가로 자극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작년 11월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중국이 일본 여행 자제령을 내리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한 데 이어 이달 희토류 등 수출 통제 카드까지 꺼내자 중·일 관계는 더 악화했다.
일본 정부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는 북한에 대해 핵보유국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그는 전날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매우 긴밀하고 북한과 러시아 관계도 그렇다”며 “모두 핵 보유국”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사토 게이 관방 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보 환경을 전체적으로 언급하는 가운데 북한이 핵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취지에서 지적한 발언으로 이해한다”며 “북한의 핵 보유는 결코 인정되는 것이 아니고, 일본 정부 입장에 아무런 변화도 없다”고 해명했다.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는 이날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12일간 공식 레이스에 들어갔다. 이번 총선은 다카이치 총리가 정기의회 첫날인 지난 23일 중의원을 전격 해산한 데 따라 치러진다. 60% 안팎에 달하는 높은 지지율을 배경으로 여당 의석을 늘리려는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과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를 합쳐 중의원 465석 중 과반(233석)을 달성하는 것을 이번 선거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여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데 실패하면 “즉각 퇴진할 것”이라고 승부수를 던졌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자민당 단독 과반이 목표라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 인기가 자민당 지지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점이 관건이다. 요미우리신문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이번 선거 때 비례대표 투표 정당을 물은 결과 자민당에 표를 주겠다는 응답자는 36%에 그쳤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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