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정부 정책과 공약 실현을 뒷받침할 입법부의 법안 처리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했다. 국무위원들에게 행정부 자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지만, 국회 다수 의석을 장악한 여당을 향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산업재해 보상 처리 기간 단축 관련 입법을 재촉하며 “국회에 가서 빌든지, 빨리빨리 해달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생경제 분야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야 하는데 국회 상황이 받쳐주지 않으니 답답함을 얘기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도 “행정은 속도가 중요한데 기다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이 190석 이상을 장악한 국회를 향해 이 대통령이 불편한 내색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10개 상임위원회의 위원장도 민주당 소속이다.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은 “입법 속도가 부진하다는 건 주요 공약이나 정책을 통칭해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지금 민주당이 선명성을 드러내는 법안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자기들이 장악한 국회의 입법을 탓하며 화만 낸다”고 비판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등 증세에 반발이 있더라도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전력투구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작년 유예를 연장하면서 올해 5월 9일로 제도가 끝난다는 점을 명백하게 하지 않았느냐”며 “그런데 연장하지 않는다고 하니 마치 새로 양도세를 중과하는 것처럼 정책을 공격하기도 하더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시장이 원하는 적극적 대책도 동시에 추진해 나가야겠다”며 대대적인 주택 공급 대책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수용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민간인인 금감원 특사경이 인지수사권을 가지면 오남용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금융위원회와 법무부 우려에도 금감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 대통령은 “금감원만 (인지수사와 관련해) 검사의 승인을 받도록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김형규/한재영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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