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숙박업계 업황이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해 4분기 호텔, 리조트, 모텔, 펜션, 공유숙박 등 모든 숙소 유형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하면서다. 특히 5성급 호텔은 숙박업계 핵심 지표로 꼽히는 객실당매출(RevPAR)이 1년 새 40% 가까이 늘며 시장 반등을 주도했다.

지난 28일 야놀자리서치가 발표한 '2025년 4분기 국내 숙박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5성급 호텔의 RevPAR는 전년 동기 대비 39.4% 증가했다. RevPAR는 객실 점유율과 객실 단가를 반영해 호텔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객실점유율(OCC)이 28.6%, 평균객실단가(ADR)가 6.4% 각각 증가하며 시너지를 냈다. 서울, 부산 등 관광객 유입이 집중된 대도시 고급 호텔이 실적을 견인했다.
이어 리조트(16.6%), 1·2성급 호텔 (12.9%), 3성급 호텔 (7.4%), 공유숙박(6.7%), 4성급 호텔(5.2%), 모텔(3.4%), 펜션(1.2%) 순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2024년 4분기의 극심한 침체에서 벗어나 'V자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직전 분기(2025년 3분기)와 비교한 단기 흐름에서는 숙소 유형별로 뚜렷한 온도차가 나타났다. 여름 성수기 종료와 함께 레저 수요 의존도가 높은 펜션과 리조트, 공유숙박은 빠르게 둔화됐다. 직전 분기 대비 펜션의 RevPAR는 직전 분기 대비 28.3%, 리조트는 14% 감소했다. 공유숙박 역시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여름 휴가철 수요에 의존해 온 구조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상대적으로 눈에 띈 곳은 모텔이다. 모텔은 비수기 영향으로 OCC가 0.6% 소폭 하락했지만, ADR을 끌어올리며 전 분기 대비 RevPAR가 1.3% 증가했다. 전 숙박 유형 가운데 유일하게 분기 기준 성장세를 유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경기 둔화 국면에서 숙박 소비가 가격 부담이 낮은 숙소로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안예진 야놀자리서치 선임연구원은 "모텔은 도심 내 비즈니스 수요와 생활권 기반의 내수 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타 숙박 유형에 비해 계절적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면서도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찾는 수요가 모텔로 유입되거나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저가형 숙소까지 이어진 점이 실적 성장을 이끈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시행된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정책의 효과도 제한적이었다. 예약 증가를 체감한 비율은 4성급과 3성급 호텔에서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모텔과 1~2성급 호텔에서는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단체관광객 이동 동선이 대형 호텔과 패키지 중심으로 설계돼 저가 숙소로 수요가 자연스럽게 확산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가 내다보는 올해 전망은 밝지 않다. 2026년 1분기 숙박업 전망지수는 호텔과 모텔 모두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앞으로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고 보는 셈이다. 호텔의 ADR 전망지수는 77.8로 지금보다 제값을 다 받기 어려울 것으로, OCC는 78.5로 방을 채우기 힘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RevPAR가 급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텔 역시 각각 85.9와 82에 그쳤다. 모텔보다 호텔 부문의 전망지수가 더 낮게 나타난 만큼 고가 숙소를 중심으로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비싼 호텔 대신 저렴한 숙소를 찾고, 여행 경비 중 상당 부분 차지하는 만큼 높은 가격에 여행을 포기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는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비용 부담을 이유로 숙소 선택을 한 단계 내리거나 대체 숙소 유형으로 조정할 수 있다"며 "여행 수요 자체가 감소하기보다는 성수기를 피하는 등 여행 시기를 조정하는 흐름이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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