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당첨금도 세율이 30%인데 상속세 최고세율은 60%나 됩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에 대해 반박하면서 언급한 내용이다. 천하람 의원은 "이 의원 말씀처럼 PBR 낮은 기업에 공정가치평가를 매기면 대주주는 경영권을 바로 상실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 추진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에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상속세를 아끼려고 주가를 억지로 낮춰 놓다니... 최대한 신속하게 개정하겠습니다"고 적었다.
이 의원이 지난해 5월 발의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PBR 0.8배 미만 상장사의 주주가 주식을 상속·증여할 때 상속 지분을 '주가'가 아닌 비상장회사 평가 방식(공정가치평가)으로 과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의원은 "주가는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이 아니라 경영자 의지에 따라 높이거나 낮출 수도 있다"며 "비정상적으로 현저히 낮은 기업 주가기준을 PBR 0.8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PBR만으로 ‘의도적 저평가’나 ‘주가 누르기’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반론이 적지 않다. 산업 전망이 불투명하거나 설비자산 비중이 높은 반도체·화학 등 장치 산업의 경우 구조적으로 PBR이 낮을 수밖에 없어서다. 지난해 11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됐다.
CJ제일제당 대표이사 출신인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상장사 주가가 경영진에 의해 구조적으로 조정된다는 전제 자체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는 기업 지배구조, 글로벌 평가, 산업 구조 등 다양한 요인이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악의적 공시로 주가를 끌어내린 사례는 있었다"면서도 "그런 행위는 자본시장법으로 해서 엄하게 다스려야 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정부 역시 신중한 입장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조세소위에서 “(PBR) 변동성 가운데 어떤 부분이 경영자 책임이고, 어떤 부분이 외부 환경 요인인지 구분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며 “이를 세법 체계로 구현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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