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가 미국 시장과 하이브리드카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관세에 발목이 잡혔다. 매출은 2년 연속 100조원을 돌파했지만 미국의 수입차 관세 탓에 영업이익은 30% 가까이 감소했다. 작년 11월부터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짐에 따라 올해부터는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기아는 지난해 매출 114조1409억원, 영업이익 9조781억원을 올렸다고 28일 발표했다. 2024년보다 매출은 6.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3% 감소했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8.0%로 역대 최대였던 2024년(11.8%)에 비해 4%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기아는 2021년(영업이익 5조1000억원)부터 4년 연속 이어진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 행진도 마감했다.
기아의 실적을 가장 크게 끌어내린 부문은 관세다. 기아는 지난해 4월 3일부터 부과된 미국의 관세 비용으로 연말까지 3조930억원을 썼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11월부터 자동차 관세가 15% 낮아지면서 개선됐다. 4분기 영업이익은 1조8425억원으로 3분기(1조4622억원)보다 26% 늘었다. 25% 관세 때 미리 수출한 재고 탓에 관세 인하 효과는 12월 한 달에 그쳤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기아의 매출은 친환경차(전기차·하이브리드카) 판매 확대와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로 전년보다 6% 이상 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자동차 판매대수(313만5873대)가 1년 전보다 1.5%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비싸고 실속 있는 차를 많이 판 셈이다. 작년 친환경차 판매량은 74만9000대로 전년보다 17.4%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카(45만4000대) 증가율이 23.7%로 가장 높았다. 전기차 등을 합한 전체 친환경차 비중도 24.2%로 높아졌다.
기아는 올해 판매 목표를 작년보다 6.8% 증가한 335만대로 잡았다. 매출(122조3000억원)은 7.2% 늘리기로 했다. 영업이익도 미국 관세 인하(25→15%) 효과와 하이브리드카와 SUV 등 신차 출시를 앞세워 작년보다 12.4% 증가한 10조2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영업이익률도 작년(8.0%)보다 소폭 높은 8.3%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아는 올해 미국(판매목표 91만5000대)과 유럽(59만4000대), 인도(30만2000대) 등 3대 핵심 시장에서 신차를 앞세워 승부수를 띄운다. 1분기 미국에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한 준대형 SUV 텔루라이드를 출시한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0월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된 이후 하이브리드카 인기가 치솟고 있다.
유럽은 이달 선보인 EV2를 필두로 EV3·4·5로 이어지는 대중화 전기차 풀라인업을 완성한다.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에서는 소형 SUV 셀토스를 내놓는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전무)은 “올해 판매 목표를 작년보다 7% 가까이 많은 도전적으로 잡았다”며 “유럽은 전기차를 앞세워 전년보다 11.1% 늘리고, 북미도 하이브리도 4.6%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관세에 따른 수익성 하락에도 주주환원을 늘리기로 했다.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6800원으로 지난해(6500원)보다 4.6% 늘렸다.
김보형/신정은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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