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수도권 주택 공급은 정부가 택지 지구를 지정한 뒤 수용하고 보상하는 ‘수동적’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이제는 도심 정비로 주택을 공급해야 합니다.”박현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지역본부장 겸 수도권정비사업특별본부장(사진)은 28일 “주민을 설득하고 먼저 후보지를 발굴해 정비하는 방식으로 공급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비사업 전문가’로 꼽히는 박 본부장은 최근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정비사업을 총괄하는 중책까지 겸임하게 됐다. 2030년까지 135만 가구를 착공해야 하는 정부의 수도권 주택 공급을 일선에서 총괄하는 자리다.
박 본부장은 서울 주택시장을 ‘구조적 공급 부족’ 상태로 진단했다. 서울은 매년 6만3000가구가량이 필요한데, 지난해 인허가 물량은 3만8990가구(11월 누적 기준)에 그쳤다. 그는 “공급 부족이 시장 불안의 원인”이라며 “공공의 가장 급한 과제는 꾸준한 공급 신호를 시장에 줘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도심 공급 해법은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이다. 서울 신규 주택 공급의 80% 정도가 정비사업에서 나오는 만큼 수도권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공공이 나서서 정비를 지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LH는 수도권 170개 사업지에서 도심복합사업, 공공 재개발·재건축 등을 진행 중이다. 공급 규모만 19만7000가구에 달한다.
박 본부장은 “LH는 ‘사전 컨설팅’ 제도를 통해 주민에게 용적률과 추정 분담금을 제시해 사업 추진 여부를 빠르게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지원센터를 통해 주민 불만은 줄이고 사업 속도는 높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일감 부족에 시달리는 건설사에도 도심 정비가 활로가 되고 있다. 올해 LH가 수도권에서 계획 중인 도심 정비 시공사 선정 규모만 3만7000가구(15조원)로 추정된다. 이 중 서울에서 2만9000가구(11조9000억원)가 시공사를 선정한다.
그는 서민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는 ‘매입임대’를 통한 주택 공급도 강조했다. LH가 빌라 등 비아파트를 공급해 전세 사기 위험성이 없는 게 특징이다. 박 본부장은 “올해 서울 매입임대 목표는 1만 가구”라며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품질을 관리한 신축 주택을 공급하기 때문에 입주민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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