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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자랑한 데이터센터, 그 뒤엔 K가스터빈

입력 2026-01-28 17:15   수정 2026-01-28 17:17


“크고 단단하다(MACRO-HARD).”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AI) 기업 xAI는 최근 미국 테네시주에 완공한 데이터센터 ‘콜로서스2’ 지붕에 적힌 이 문구를 위성 사진으로 찍어 공개했다. ‘작고 부드러운(micro-soft)’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MS)와 달리 자신들은 크고 단단한 전력 인프라를 갖췄다는 의미다. MS가 미국과 영국, 아일랜드에 데이터센터를 신·증설하는 과정에서 전력 부족으로 애를 먹는 것과 대비시키려는 의도로 업계는 풀이했다.

xAI에 자신감을 안겨준 건 가스터빈이다. 가스터빈은 천연가스를 태워 만든 고압 가스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다. xAI는 콜로서스2 인근에 이동식 가스터빈 41대를 설치했다. 원자력 발전 1기 용량에 버금가는 1.2기가와트(GW)의 자체 전력망을 구축했다. 가스터빈을 추가로 들여 발전 용량을 2GW까지 늘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AI 붐이 불러온 전력난으로 가스터빈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전기 먹는 하마’인 AI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대용량 전력을 생산하는 데 액화천연가스(LNG) 발전만큼 좋은 대안이 없어서다. 석탄 발전은 친환경 규제 때문에 신규 설치가 쉽지 않고, 태양광과 풍력은 구축하는 데 많은 돈이 드는 데다 안정적으로 공급하기도 어렵다. 머스크 CEO가 “천연가스가 없으면 세계 경제는 무너질 것”이라고 말한 배경이다.

xAI가 선택한 가스터빈 파트너는 두산에너빌리티다. xAI와 두산은 지난해 12월 380메가와트(㎿)급 가스터빈 5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물량은 이르면 올해 말부터 콜로서스2 발전 용량 확장에 투입된다. 경쟁사보다 빠른 납기가 머스크 CEO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터빈은 ‘기계공학의 꽃’으로 불릴 만큼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다. 1500도 이상의 고온을 견뎌야 하는 터빈 블레이드(날개)에 머리카락 굵기 수준의 냉각 구멍을 뚫고 길이 11m, 무게 300t에 달하는 거대한 설비를 0.05㎜ 오차 범위 안에서 조립해야 한다. 두산은 약 1조원을 투입해 2019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가스터빈 독자 모델을 개발했다. 부품 4만여 개 중 90%를 국산화했다.

AI 붐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가스터빈 시장은 ‘공급자 우위’로 재편됐다. 시장조사업체 GMI는 글로벌 발전용 가스터빈 시장 규모가 2024년 9조3000억원에서 2034년 16조6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연 8대 규모인 생산능력을 2028년까지 12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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