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르면 29일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명이 확정되면 당권파와 친한동훈계의 갈등이 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한 전 대표는 28일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 사이에서는 한 전 대표 징계 문제를 빨리 처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단식 이후 당무 복귀에 서두른 것도 한 전 대표 문제를 빨리 매듭짓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많다. 장 대표는 이날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를 방문해 물가 점검 현장간담회를 주재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제명 문제를 하루빨리 매듭지어야만 본격적으로 6·3 지방선거를 준비할 수 있다”고 했다.
한 전 대표 측은 반발했다. 그는 이날 서울 한 영화관에서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 ‘잊혀진 대통령: 김영삼의 개혁시대’를 관람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을 위한 좋은 정치를 꼭 해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정희 정권 당시) 부당하게 의원직 제명을 당하면서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한 김 전 대통령의 말씀처럼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국민을 믿고 계속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의 공개석상 발언은 당 중앙윤리위원회 제명 결정 직후인 지난 14일 국회 기자회견 이후 처음이다. 그는 제명이 확정되면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등 법적 조치를 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특정인을 찍어내듯 제명하고, 뺄셈의 정치를 강행하는 것은 모두가 패배하는 길”이라며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일각에선 한 전 대표 제명이 확정된다고 해도 분란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한 전 대표가 재심에도 응하지 않고 장 대표 단식장에도 방문하지 않으면서 한 전 대표를 옹호하던 원내 여론이 이전보다 많이 식었다”고 했다.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정성국 의원은 “한 전 대표가 제명되더라도 신당을 만들거나 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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