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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민 칼럼] 아틀라스 시대, 현대차 노조의 운명은

입력 2026-01-28 17:42   수정 2026-01-29 00:18

미국 보스턴 시민들의 어깨는 미국인 평균에 비해 한 치쯤 올라가 있다는 말이 있다. 미국의 정신이 태동한 곳이자 세계 최고 명문 하버드대와 MIT도 모두 광역 보스턴권에 있다. 현대자동차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개발 주역 보스턴다이내믹스는 1992년 MIT의 학내 벤처로 탄생했다. 로봇 공학의 대부로 불리는 마크 레이버트(현 보스턴다이내믹스 AI연구소장)가 창립자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혁신 군사기술연구의 상징인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군사 로봇 프로젝트로 기술력을 키워 오다가 2013년 세계 최고의 플랫폼 기업 구글에 인수됐다. 당시 인수를 주도한 사람이 ‘안드로이드의 아버지’ 앤디 루빈이다. 그러나 루빈이 불미스러운 일로 갑자기 구글을 떠나게 되면서 또 한 번 손바뀜이 일어나게 된다. 이번엔 세계 최대 기술 투자 펀드 비전펀드를 운영하는 손 마사요시(孫正義)의 소프트뱅크다(2017년). 그때 인수전 경쟁자들이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도요타와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물류 기업 아마존이다. 소프트뱅크가 2020년 위워크 등의 투자 실패로 20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면서 다시 매물로 나오자 이를 차지한 게 현대차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역사에 얽힌 대학과 정부 연구기관, 기업들은 한결같이 글로벌 넘버 원이다. 이 시대 최고의 지력·기술력, 자본력이 어디로 수렴되고 있는지 단번에 읽을 수 있다. 현 주인 현대차는 세계적 자동차 기업이긴 하지만 1위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 CES에서 입증됐듯 세계 최고 모빌리티 기업 자리를 선점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맞게 됐다.

현대차가 구글, 소프트뱅크에 비해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데이터를 쌓아 가면서 로봇에 현장 실습을 시킬 수 있는 제조 라인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회사는 옵티머스 로봇 개발을 진행 중인 테슬라와 현대차 둘뿐이다. 피지컬 AI 아틀라스의 고도화·상용화에는 AI의 양 대장 구글 제미나이와 엔비디아가 파트너로 참여하는 이상적 생태계 구조다. 젠슨 황이 지난해 삼성동 깐부치킨 회동에 정의선 회장을 초대한 궁금증이 여기서 풀린다.

아틀라스의 앞길 역시 장밋빛일 수만은 없다. 숱한 기술적 난제와 더불어 내부의 적도 큰 우환거리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정몽구 명예회장이 최대 경영 난관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답변으로 쓴 두 글자, ‘노조’다. 현대차 노조의 2016, 2017년 2년 연속 24일간씩 파업만으로 사측이 입은 손실이 물경 5조원에 달했다. 2019년에는 생산라인에서 완성차 조립 중 유튜브를 보는 광경이 공장 견학자들에게 목격돼 사측이 와이파이를 제한하자 노조가 특근을 거부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다. 파업하지 않고 제대로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갈구가 없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다.

현대차 노조는 노사 합의 없이 한 대의 아틀라스도 현장에 못 들인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 공장 문을 닫는 한이 있더라도 물러설 수 없다는 초강경 태세다. 노조의 입장을 전혀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세상은 다 안다. 로봇 투입을 막으면 막을수록 그 길이 회사 문을 더 먼저 닫게 하는 것이라고.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차라리 합리적이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가 경쟁력을 잃으면 막는 게 의미를 잃을 수 있다”고 했다.

아틀라스 쇼크는 노동운동과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근본적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파업 때마다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고 하나 세상은 물류 중단이 아니라 기술로 바뀐다. 미국 텍사스주에선 화물차 자율주행이 이미 상용화됐다. 고속도로에선 자율주행으로 달리다가 도심에서만 트럭 기사가 운전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선도하는 기업명이 라틴어로 여명의 여신을 뜻하는 ‘오로라’다. 밤새 쉬지 않고 달려 새벽까지는 원하는 곳에 실어다 준다는 뜻 아닐까 싶다.

현대차 노동자들에게 놓인 선택지는 두 개뿐이다. 로봇보다 일을 더 잘하든지, 아니면 로봇과 함께 사는 길을 찾든지. 정부의 규제도 시대 흐름에 순응해야 한다. 노란봉투법, 근로자 추정제 같은 노동 과보호 정책은 오히려 기업들의 로봇 투입 필요성만 자극할 뿐이다. 일론 머스크의 말대로 “로봇이 노동자보다 많은 세상”에선 노사관계, 노동운동, 노동 규제의 입체적 사고 전환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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