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BAYC(지루한 원숭이 요트 클럽) 원숭이 대체불가능토큰(NFT) 8817번이 3400만달러(약 483억원)에 거래됐다. 1년 전 최초 판매가(약 190달러)의 18만 배에 달하는 액수였다. 예술가들이 만든 블록체인 기업 유가랩스는 총 1만 개의 BAYC NFT를 발행했는데 이미지별로 원숭이의 표정, 의상, 색상 등이 제각각이다.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자산에 고유 인식 값을 부여한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의 주인을 표기하는 등기부등본처럼 디지털 자산의 소유자를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자산가들은 신개념 디지털 수집품 출현에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자산을 소유할 수 있다는 게 NFT의 매력이었다. 기업들은 NFT를 VIP 마케팅에 활용했다. 특정 NFT를 보유한 사람만 입장할 수 있는 채팅방을 운영하거나, 이들에게 신제품 우선 구매권을 부여하는 식이었다. 국내에선 신세계백화점 ‘푸빌라’, 롯데홈쇼핑 ‘벨리곰’ 등이 인기를 끌었다. 기업들은 VIP 고객인 NFT 소유자에게 특별전 초청, 할인 혜택, 주차권 등을 차별적으로 제공했다.
NFT 광풍은 오래가지 않았다. 2022년 말 암호화폐 가치가 폭락하면서 NFT 가격도 약세로 돌아섰다. 암호화폐는 2024년 말 반등에 성공했지만 NFT 가격은 오히려 더 내려갔다. 누구나 손쉽게 NFT를 발행할 수 있다 보니 희소성이 약해진 것.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행된 NFT는 무려 13억 개에 달했다.
NFT 예술품을 취급하던 거래소인 ‘니프티 게이트웨이’가 오는 2월 23일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소식이다. 사업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거래가 뜸해진 영향이다. NFT 프로젝트 500개 가격을 기반으로 산출하는 ‘크립토슬램 500 NFT 지수’는 2022년 고점 이후 98.97% 하락했다. 반면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코비 브라이언트가 함께 등장하는 희귀 농구 카드는 지난해 1293만달러(약 190억원)에 거래됐다. 적어도 수집품 시장에선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앞지르기 힘들어 보인다.
송형석 논설위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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