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천만원을 썼는데…이건 게이머를 기만하는 행위죠. 게임 접을랍니다." (메이플키우기 유저)
넥슨이 신작 방치형 모바일 게임 ‘메이플 키우기’ 확률 조작 논란과 관련해 결제금 전액 환불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누적 환불액이 1500억원대에 이를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하지만 환불 이후 계정 이용을 제한하는 조치가 뒤따르면서 “사실상 계정 몰수형 환불”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전날 공지를 통해 ‘메이플 키우기’에서 지난해 11월 6일부터 이달 27일까지 발생한 모든 결제 내역을 전액 환불하겠다고 밝혔다. 확률형 유료 아이템의 계산식 오류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고지 없이 수정한 점을 인정하며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다. 게임업계에서 단일 게임을 대상으로 한 전면 환불은 사실상 처음이다.
누적 매출액이 1500억원대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최대 환불 금액도 최소 1000억원대를 웃돌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문제는 환불 이후다. 넥슨은 공지에서 “환불 완료 시점 이후에는 기존 서비스 이용 정책에 따라 게임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환불을 신청하면 그동안 육성한 캐릭터와 계정 자체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수천만~수억원을 쓴 고액 이용자일수록 ‘환불과 계정 중 택일’을 강요받는 구조다.
이용자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게임에 쏟아부은 시간은 무시하는거냐”, “환불이 아니라 퇴출이나 다름 없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이용자는 “수천만원 넘게 썼지만 계정이 사라지는 걸 감수할 수 없어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사태는 넥슨의 확률형 아이템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넥슨은 코딩 에러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오류를 인지한 뒤 공지 없이 수정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실수’라는 설명만으로는 여론을 돌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액 환불이라는 극단적 조치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다.
게임업계에선 이번 사태가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액 환불이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는 선례를 남긴 사건”이라며 “대형 게임사일수록 확률 관리와 공지 의무에 대한 기준이 훨씬 엄격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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