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삼성전자의 연간 '성과 인센티브'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반기별 '목표 인센티브'는 임금으로 인정해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2019년 1심이 제기된 이후 7년 만이며 대법원에 계류된 지 5년 만이다. 성과급이라도 지급 기준과 평가 방식에 따라 임금성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첫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취업규칙에 따라 직원들에게 연 1회 '성과 인센티브'와 연 2회 '목표 인센티브'를 지급해왔다. 회사는 두 인센티브 모두 임금이 아니라는 전제로 퇴직금을 계산했고, 퇴직자들은 이에 불복해 2019년 소송을 냈다.
1·2심은 두 인센티브 모두 "경영실적에 따라 달라지는 경영성과 분배"라며 임금성을 부정하고 퇴직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두 인센티브를 구분해 판단했다.
성과 인센티브는 사업부별 경제적 부가가치(EVA)의 20%를 재원으로 하며, 최대 연봉의 50%(비연봉제는 기초금액의 700%)까지 지급된다.
대법원은 "EVA 발생 여부와 규모는 자기자본 규모, 지출 비용,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근로자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들이 합쳐진 결과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근로자들이 제공하는 근로의 양과 질이 해마다 연봉의 0~50%로 평가될 정도로 크게 달라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급률이 크게 변동한 것은 근로제공보다 다른 요인들의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성과 인센티브는 EVA 발생을 선행 조건으로 하므로 근로성과의 사후 정산이 아니라 경영성과의 사후 분배에 가깝다"며 "회사가 EVA 일부를 지급하는 이유는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 경영성과 이익을 배분하려는 데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는 지급 규모가 사전에 확정된 고정적 금원으로, 평가 항목이 근로자들의 근로 제공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전략과제를 근로자들이 관리·통제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매출 평가도 근로제공과의 관련성을 높였으며 △지급률이 연봉 기준 0~10% 수준으로 안정적이라는 점을 들었다.
이에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의 임금성을 인정하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같은 날 SGI서울보증의 특별성과급 소송에서도 기업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회사와 노조가 매년 노사합의로 지급기준을 정한 특별성과급은 노사관행에 따른 지급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당기순이익 실현이라는 특수한 경영성과를 전제로 한 만큼 임금이 아닌 경영성과 분배"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2018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성과급을 임금으로 인정한 이후 사기업 경영성과급 소송이 다수 제기됐다"며 "이번 판결은 성과급이라도 지급 기준과 평가 방식에 따라 임금성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현재 SK하이닉스 등 10여개 기업의 유사 소송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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