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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삼성전자 '성과 인센티브'는 임금 아냐…목표 인센티브만 인정"

입력 2026-01-29 11:23   수정 2026-01-29 11:28



대법원이 삼성전자의 연간 '성과 인센티브'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반기별 '목표 인센티브'는 임금으로 인정해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2019년 1심이 제기된 이후 7년 만이며 대법원에 계류된 지 5년 만이다. 성과급이라도 지급 기준과 평가 방식에 따라 임금성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첫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영성과 분배일뿐…근로 대가 아냐"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9일 삼성전자 퇴직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에서 "성과 인센티브는 근로 제공과 밀접한 관련이 없어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는 취업규칙에 따라 직원들에게 연 1회 '성과 인센티브'와 연 2회 '목표 인센티브'를 지급해왔다. 회사는 두 인센티브 모두 임금이 아니라는 전제로 퇴직금을 계산했고, 퇴직자들은 이에 불복해 2019년 소송을 냈다.

1·2심은 두 인센티브 모두 "경영실적에 따라 달라지는 경영성과 분배"라며 임금성을 부정하고 퇴직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두 인센티브를 구분해 판단했다.

성과 인센티브는 사업부별 경제적 부가가치(EVA)의 20%를 재원으로 하며, 최대 연봉의 50%(비연봉제는 기초금액의 700%)까지 지급된다.

대법원은 "EVA 발생 여부와 규모는 자기자본 규모, 지출 비용,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근로자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들이 합쳐진 결과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근로자들이 제공하는 근로의 양과 질이 해마다 연봉의 0~50%로 평가될 정도로 크게 달라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급률이 크게 변동한 것은 근로제공보다 다른 요인들의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성과 인센티브는 EVA 발생을 선행 조건으로 하므로 근로성과의 사후 정산이 아니라 경영성과의 사후 분배에 가깝다"며 "회사가 EVA 일부를 지급하는 이유는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 경영성과 이익을 배분하려는 데 있다"고 판단했다.
목표 인센티브만 임금 인정…사건 파기환송
반면 대법원은 반기별 '목표 인센티브'는 임금으로 봤다. 목표 인센티브는 월 기준급의 120%를 상여기초금액으로 하고, 사업부문·사업부별 재무성과(70%)와 전략과제 이행도(30%)를 평가해 지급률(0~100%)을 정하는 방식이다.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는 지급 규모가 사전에 확정된 고정적 금원으로, 평가 항목이 근로자들의 근로 제공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전략과제를 근로자들이 관리·통제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매출 평가도 근로제공과의 관련성을 높였으며 △지급률이 연봉 기준 0~10% 수준으로 안정적이라는 점을 들었다.

이에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의 임금성을 인정하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성과급 설계 방식 따라 임금성 달라져"
이번 판결로 산업계가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평가다. 성과급 전체가 임금으로 인정될 경우 퇴직금이 수억원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변동폭이 큰 성과 인센티브는 제외되면서 기업 부담이 제한됐다. 다만 목표 인센티브의 임금성이 인정된 만큼 삼성전자는 환송심에서 이를 반영한 퇴직금 차액을 지급해야 할 전망이다.

대법원은 같은 날 SGI서울보증의 특별성과급 소송에서도 기업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회사와 노조가 매년 노사합의로 지급기준을 정한 특별성과급은 노사관행에 따른 지급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당기순이익 실현이라는 특수한 경영성과를 전제로 한 만큼 임금이 아닌 경영성과 분배"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2018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성과급을 임금으로 인정한 이후 사기업 경영성과급 소송이 다수 제기됐다"며 "이번 판결은 성과급이라도 지급 기준과 평가 방식에 따라 임금성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현재 SK하이닉스 등 10여개 기업의 유사 소송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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