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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정부 주택 공급대책 우려…민간 정비사업 활성화가 관건"

입력 2026-01-29 14:57   수정 2026-01-29 18:38


서울시는 29일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대해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서울시가 제시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 배제됐다"며 우려를 표했다.

시는 이날 김성보 행정2부시장 주재로 브리핑을 연 뒤 입장문을 내 "현장의 여건, 지역주민의 의사가 배제된 일방적인 대책은 과거 문재인 정부 8·4 대책의 실패를 반복하는 공염불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시는 우선 "문제의 해결은 정확한 원인을 직시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그간 서울 주택 공급의 90% 이상은 민간의 동력으로 지탱됐고, 특히 시민이 선호하는 아파트는 정비사업이 주요 공급원이며, 작년에만 전체 아파트 공급 물량 중 64%를 차지했다"고 짚었다.

이어 "2010년 정비구역 해제와 신규 구역 지정 중단 여파로 주택공급 파이프라인이 끊겼고 올해부터 향후 4년 동안 공급량이 급감하는 공급 절벽 위기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그간 정부와 실무협의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며 "특히 10·15 대책 이후 적용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이주비 대출 규제가 당장 정비사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피력했음에도 정부 발표는 현장의 장애물을 외면한 채 공공 주도 방식에만 매몰돼 있다"고 말했다.

시는 국토부와 입장차를 유지하던 용산정비창 주택 공급 물량이 '1만호'로 책정된 것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최대 8000호를 주장해왔다"며 "이는 해당 지역의 주거 비율을 적정규모(최대 40% 이내)로 관리하고, 양질의 주거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국제업무지구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문 정부에서도 후보지로 올랐으나 무산됐던 서울 노원구 태릉CC에 대해서는 "해제되는 개발제한구역 면적에 비해 주택공급 효과가 미비해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인근의 상계·중계 등 기존 노후 도심에 대한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2만7000호가 추가 공급 가능한 만큼, 민간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이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는 "현장의 여건, 지역주민의 의사가 배제된 일방적인 대책은 과거 문재인 정부 8·4 대책의 실패를 반복하는 공염불이 될 것이 자명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설령 국공유지, 유휴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해도 이번에 발표된 부지들은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4곳을 제외하면 빨라야 2029년에나 착공이 가능하다"며 "당장의 공급 절벽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비판했다.

시는 실질적인 대안으로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제시했다. 시는 "서울에서 대부분의 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민간이 더욱 원활하게 주택을 공급하게 하는 것이 대책의 핵심이 돼야 한다"며 "10·15 대책으로 인한 규제를 완화하기만 하면 진행 중인 정비사업들에서 이주가 가능하고 정부 대책보다 더 빠르게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 발표된 이 정책이 끝이 아니기를 당부드린다"며 "주택시장 불안의 원인을 직시하고,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실효성 있는 후속 정책이 논의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정부가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캠프킴, 과천경마장과 방첩사, 태릉 CC 등과 도심 내 유휴부지를 활용해 6만호의 주택을 신속히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 3만2000가구, 경기 2만8000가구, 인천 1000가구 순이다.

가장 많은 공급 물량은 용산 국제업무지구 등 '도심 내 공공부지'를 활용하는 데서 나왔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캠프킴 등 용산구 일원에 1만2600호 △과천경마장과 방첩사 등 과천시 일원에 9800호 △노원구 태릉 CC에 6800호 △국방연구원, 한국경제발전전시관 등 동대문구 일원에 1500호 △한국행정연구원 등 4개 기관이 있는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 연구원에 1300호 △경기도 광명 경찰서에 600호 △경기도 하남 신장 테니스장에 300호 △서울시 강서 군부지에 900호 △서울시 독산 공군부대에 2900호 △경기도 남양주 군부대에 4200호 △서울 국방대학교에 2600호 등이다.

경기도 성남시 일원에는 '신규 공공 주택 지구'를 설정해 6300호를 공급하고, 노후청사 34곳을 복합개발해 9900호를 공급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다만 후보지로 이름을 올린 곳 중 상당수가 과거 문 정부 시절 주민 반대로 사업이 좌초됐거나 지자체와 주민 반발 등이 거센 곳들이어서, 실제로 신규 주택이 공급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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