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최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며 주 4일 근무 등이 거론되는 것을 두고 쓴소리를 했다.
29일 ARD방송 등에 따르면 독일 경제부는 전날 작년 하반기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약했고 확장 재정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며 전망치를 수정했다. 독일 정부는 분기마다 경제 전망을 갱신한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부터 12년간 인프라 특별기금 5000억유로(약 857조원)를 조성해 쓰기로 하고, 국방비는 사실상 무제한으로 풀었지만 경기 부양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경제부는 특별기금을 포함한 정부 투자가 방위산업과 건설업 경기를 살려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0.7%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독일은 2023년 경제성장률 -0.9%, 2024년 -0.5%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0.2%로 3년 연속 역성장을 겨우 피했다.지난해 독일에서 파산한 기업이 20년 만에 가장 많았다. 할레경제연구소(IWH)는 작년 기업 파산 건수를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1만7604건으로 집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에도 파산 건수가 작년보다 5% 적었다고 IWH는 전했다. 슈테펜 뮐러 IWH 파산 담당자는 “많은 파산 건수는 독일 경제가 직면한 어려움을 점점 뚜렷이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경제 체질을 개선하겠다며 노동시간 유연화도 추진하고 있다. 일간 빌트는 정부가 법정 최장 근로시간 산정 기준을 1일에서 1주일로 바꾸고 초과근무수당은 세금을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행법상 노동시간은 하루 최장 8시간으로 제한돼 있다. 6개월간 일평균 노동시간이 8시간을 넘지 않은 경우에만 하루 2시간 초과근무를 할 수 있다. 이를 주간 단위로 바꿔 초과근무 제한을 완화하고 전체 노동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집권 기독민주당(CDU)에서는 육아·돌봄 등 불가피한 이유 없이 여가와 개인 시간 확보를 목적으로 적게 일하는 이른바 ‘라이프스타일 파트타임’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메르츠 총리는 최근 서부제빵협회 행사에 참석해 “우리 부모들도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을 재건할 때 불평하지 않았다”며 “그들이 워라밸, 주 4일 근무를 얘기했느냐”고 했다. 또 “독일은 대기업 제조업의 국가가 아니다”며 “중소기업에 의해서도 지탱된 나라”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노동자들이 병가를 너무 많이 쓴다고 비판하는 등 더 많이 일하라고 촉구해왔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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