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가 ‘답례품 먹거리’ 열풍을 타고 3년째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 고향사랑기부 답례품 판매 1위는 광주 남구의 한우 등심으로 8억3000만원어치가 팔렸다. 영주사과와 제주 감귤·흑돼지 세트도 각각 7억7000만원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행정안전부는 2025년 고향사랑기부 총모금액이 1515억원으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92.2%가 비수도권 지방정부로 흘러 들어갔다고 29일 밝혔다.
행안부에 따르면 2025년 모금액은 제도 첫해인 2023년 651억원 대비 132.9% 늘었다. 모금건수도 같은 기간 52만6000건에서 139만2000건으로 164.5% 증가했다. 2024년 실적은 모금액 879억원, 모금건수 77만4000건이었다. 지난 3년간 전국 모든 지역에서 모금액과 모금건수가 예외 없이 증가했다.
비수도권으로 더 몰렸다
비수도권 모금액 비중은 2023년 89.0% 2024년 89.2%에서 2025년 92.2%로 커졌다. 2025년 비수도권에 들어간 기부금은 1397억원이다. 수도권 거주자가 낸 기부금 795억원 가운데 88.1%인 699억8000만원이 광주 전남 경북 등 비수도권으로 유입됐다. 반대로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들어간 기부금은 23억5000만원에 그쳤다. 비수도권끼리 주고받은 기부금은 697억3000만원, 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간 기부금은 94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전남과 경북이 매년 상위권을 유지했다. 2025년 모금액 상위 지역은 전남 239억7000만원, 경북 217억4000만원, 광주 197억6000만원이었다. 3년간 모금액 증가율이 높은 지역은 광주 1203.6%, 대전 808%, 제주 519%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평균 모금액은 수도권 대비 2023년 3.3배에서 2025년 4.7배로 격차가 확대됐다.
인구감소지역도 성과가 뚜렷했다. 인구감소지역 89곳의 평균 모금액은 7억6000만원으로 비감소지역 137곳 평균 4억5000만원보다 1.7배 높았다. 주민 수로 환산한 1인당 평균 모금액은 수도권 432원, 비수도권 5165원으로 약 12배 차이가 났다. 특히 경북 영덕군은 인구 3만2711명 규모에도 1인당 11만4116원 수준을 기록했다. 영덕군 영암군 광주 동구 무주군 고흥군 등은 모금액 규모와 주민수 대비 모금액 모두 상위권에 올랐다.
지정기부제 도입 이후 지역 현안 해결형 기부도 늘었다. 2024년 6월 제도 도입 뒤 총 226개 사업이 제안됐고, 이 가운데 취약계층·청소년 지원이 120개로 절반을 넘었다. 행안부는 지방정부가 지정기부를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에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재난 대응에서도 효과가 확인됐다. 2025년 3월 산불 피해가 컸던 경남 산청군, 울산 울주군 등에 지정기부가 집중되며 고향사랑기부가 재난 구호 등 지역 문제 해소에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경북 의성군은 2025년 모금액 21억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142% 늘었고, 경북 영덕군도 19억8100만원으로 926% 증가했다.
기부자는 30~50대가 중심이었다. 2025년 30~50대 비율은 83.2%였다. 기부 방식은 온라인이 97.1%로 압도적이었다. 민간 플랫폼 기부는 약 41만건으로 전체의 29.3%를 차지했다. 기부금액은 10만원 이하가 98.4%로 소액 다수 기부가 주류였다.
답례품은 먹거리에 쏠렸다. 농축수산물 비중이 56.9%로 절반을 넘었고 2023년 35.8%에서 2024년 45.3%를 거쳐 2025년 56.9%로 꾸준히 상승했다. 광주 남구 한우 등심에 이어 경기 안성 햅쌀 5억7000만원, 광주 남구 한돈 삼겹살 4억8000만원, 대전 중구 성심당 상품권 4억5000만원 등도 인기를 끌며 지역 내수 소비 진작에 기여했다고 행안부는 밝혔다.
행안부는 법인 기부 허용 등 기부 장벽을 낮추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민간 플랫폼을 포털과 직장인 연말정산 서비스 등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답례품 품질관리를 위해서는 지방정부와 협력해 수급계획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답례품 선정 심사를 내실화해 연말 기부 집중 시기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품질 좋은 답례품이 제공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1515억원의 소중한 기부금은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라며 “기부금이 주민 복리 증진과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투명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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