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우주로 쏘아 올린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은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우주의 눈’으로 불린다. 허블의 뒤를 잇는 JWST는 아주 미세한 적외선까지 포착해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우주의 속살’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JWST 탐사 이후, 과거 존재만 겨우 확인한 먼 천체들의 숨겨진 실체가 하나둘 밝혀지고 있다.
최근 JWST는 다시 한번 기이한 외계 행성을 포착했다. 지구에서 75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PSR J2322-2650b’이다. 이 행성의 존재는 10년 전 전파 신호를 통해 처음 확인했지만, 너무 멀고 어두워 그간 구체적인 모습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 12월, JWST의 정밀 분석 데이터가 공개되며 이 행성의 정체가 마침내 세상에 드러났다.
놀랍게도 JWST가 들여다본 이 행성은 흔히 우리가 아는 둥근 공 모양이 아니었다. 마치 누군가 양옆에서 힘껏 잡아당긴 듯 길쭉하게 늘어난 레몬 모양이었다. 미국 시카고대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이 놀라운 관측 결과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 레터스’에 발표했다.
사실 우리가 사는 지구를 포함해 태양계 대부분 행성도 완벽한 공 모양은 아니다. 스스로 빠르게 도는 자전의 힘, 원심력 때문에 적도 부분이 살짝 볼록한 타원형을 띠고 있다. 그럼에도 기본적으로 둥근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행성 내부의 중력이 모든 방향에서 공평하게 중심을 향해 잡아당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레몬 모양의 행성은 사정이 다르다. 우선 행성이 일그러진 이유는 자전력이 아닌 주인 별인 ‘펄서’의 강력한 중력에 있다. 펄서는 거대한 별이 폭발하고 남은 중성자별로, 우주에서 블랙홀 다음으로 밀도가 높은 천체다. 행성은 이 고밀도 별과 불과 160만km 거리를 두고 공전한다. 지구가 태양에서 약 1억5000만km 떨어져 있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이 행성이 별에 얼마나 바짝 다가서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펄서의 엄청난 중력이 행성을 양옆으로 사정없이 당기는 ‘조석력’이 발생했다. 사실상 별의 코앞에서 궤도를 돌고 있는 셈이며, 이토록 극단적인 근접성 때문에 행성의 본체가 엿가락처럼 늘어나게 된 것이다. 별과 너무 가까운 탓에 공전 주기는 지구 시간으로 단 7.8시간에 불과하다. 낮 기온은 무려 2037°C까지 치솟는다. 태양계에서 가장 뜨거운 금성(약 460~470°C)보다도 4배 이상 더 높은 온도다.
더 놀라운 점은 행성을 감싸고 있는 공기다. 대기 분석 결과, 일반적인 가스 행성에서 관측되는 수소나 산소 대신 헬륨과 탄소 분자(C2, C3)만 검출됐다. 이 탄소 알갱이들이 행성 내부의 엄청난 열과 압력을 견디면 결정으로 변해 다이아몬드가 형성될 수 있다. 마이클 장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누구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유형의 대기”라고 밝혔다.
이토록 기이한 행성의 탄생 배경은 여전히 거대한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당초 별이 별을 잡아먹는 ‘블랙위도’ 시스템으로 추측하기도 했다. 이는 거대한 중력을 가진 펄서가 인접한 동반성을 사정없이 갉아먹으며 파괴하는 것으로, 짝짓기 후 수컷을 잡아먹는 블랙위도(검은과부거미) 습성에서 이름을 따왔다.
그러나 단순히 파괴된 별의 잔해로 보기에는 대기 중 탄소 함량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연구팀은 “핵물리학 법칙에 따라 별이 진화할 때 이토록 순수한 탄소 덩어리가 만들어지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며 “현재 행성 형성 이론만으로는 이 행성의 존재를 명확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JWST가 포착해낸 이 작은 레몬 모양의 행성은 기존 이론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기이하고도 아름다운 세계가 우주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최근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탄소 분자가 대기를 지배하는 미스터리한 외계 행성 ‘PSR J2322-2650b’를 관측했다. 이 행성은 기존 이론을 뒤엎는 독특한 대기 환경 덕분에 깊은 내부에서 탄소가 응축돼 다이아몬드가 형성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태양급 질량의 펄서와 매우 가깝게 공전하며 강력한 조석력을 받은 결과, 본체가 레몬 모양으로 길쭉하게 늘어난 기이한 형태를 띠고 있다.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