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품·제약·부동산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 태광그룹이 ‘본업’인 석유화학 부문 투자도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의 저가공세로 경쟁력을 잃은 범용 제품이 아닌 파라아라미드(산업용 아라미드), 모다크릴 등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이 대상이다. 화장품 등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 사업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고, 시황에 따라 큰 돈을 벌 수 있는 석유화학 분야도 스페셜티 제품 위주로 키우는 ‘투트랙 전략’을 세운 것이다.
태광산업은 당초 2024년 12월 증설할 계획이었지만, 석유화학 불황 여파로 시점을 늦췄다. 이 기간 태광산업은 울산 2공장 프로필렌 설비를 멈춰 세웠고, 중국 스판덱스 사업에서 발을 뺐다. 석유화학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증설하는 게 부담이 된 것이다.
태광산업이 다시 파라아라미드 공장 증설을 결정한 건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는 게 포착된 데 따른 것이다. 파라아라미드는 강철보다 가볍지만 강도와 인장력이 5배 높은 특성 덕분에 방탄복과 광케이블, 우주항공 분야 등에 두루 쓰인다. 회사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이 끝나도 그동안 쓴 방탄복을 다시 채우려는 수요가 생길 것으로 판단했다”며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광케이블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증설을 결정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태광그룹은 기존 주력인 B2B 사업과 새로 뛰어든 B2C 사업 중심으로 투트랙 전략을 쓰기로 했다. B2C 분야에는 1조5000억원을 투입해 뷰티와 헬스케어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최근 화장품 전문법인 실(SIL)을 출범했고, 태광산업을 앞세워 애경산업과 동성제약 인수에도 나섰다. 지난해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남대문을 인수하는 등 호텔·리조트 부문에도 진출했다.
태광그룹은 B2C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하되, 기존 주력인 B2B 사업을 놓지는 않기로 했다. 다만 경쟁력을 잃은 범용제품 대신 화학·섬유 분야의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유태호 태광산업 대표는 “갈수록 심화하는 글로벌 경쟁을 이겨내고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면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파라아라미드와 모다크릴 증설을 통해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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