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금은방을 노린 절도 사건이 잇따르면서 자영업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범죄를 막기 위해 불투명 시트를 부착하거나 폐쇄회로(CC)TV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현장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부산 금정경찰서는 40대 남성 A씨에 대해 특수절도 혐의로 지난 2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날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A씨는 지난 21일 새벽 3시 40분께 부산 금정구의 한 금은방 출입문을 둔기로 부수고 침입해 5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CCTV 분석과 동선 추적을 통해 A씨를 검거했다.
비슷한 금은방 절도 사건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광주에서는 지난 24일 금은방에서 3000만원 상당의 30돈짜리 금팔찌를 훔친 고등학생이 검거됐고, 금은방 두 곳에서 귀금속 3점을 훔친 30대 남성도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15일에는 경기 부천시의 한 금은방에서 여성 업주를 살해하고 귀금속 40여점과 현금 2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나는 강도살인 사건까지 발생했다.
경찰은 최근 금값 상승과 맞물려 귀금속 절도 범죄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값은 계속해서 치솟는 중이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금 1돈(3.75g) 매입 가격은 112만1000원으로 지난달 말(88만3000원) 대비 26.9% 올랐다. 게다가 귀금속은 현금화가 쉽고 짧은 시간 안에 고가 물품을 손에 넣을 수 있어 범죄 표적이 되기 쉽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야간까지 1인 근무가 이어지는 영업 환경이나 유동 인구가 적은 노후 상권은 범행에 더욱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현장에서는 업주들의 자구책 마련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종로 귀금속도매상가 일대 다수 금은방은 보안업체와 계약을 맺고 긴급 출동 시스템을 강화한 상태다. 버튼을 누르면 즉시 경찰이나 보안업체로 연결되는 비상 호출 장비를 설치하고, 출입문과 계산대 방향으로 CCTV를 추가 배치하는 곳도 늘고 있다. 얼굴 식별이 가능하도록 카메라 각도를 조정하거나, 기존보다 화질이 높은 장비로 교체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서울 종로구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50대 이모씨는 “예전처럼 손님에게 금팔찌를 직접 채워보게 하지 않는다”며 “차고 그대로 달아날 수 있어 무게를 달아볼 때도 절대 뒤돌아서 하지 않는 중”이라고 말했다.
유리창을 통한 외부 노출을 줄이기 위해 불투명 시트를 부착하는 점포도 늘었다. 진열된 귀금속이 밖에서 한눈에 보이지 않도록 해 범죄 유인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용산구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절도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와 걱정”이라며 “혹시라도 지나가다 나쁜 마음을 먹고 들어올까봐 시트를 붙여놨다”고 말했다.
경찰은 금은방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하고, 심야 시간대 집중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다. 인천경찰청은 설 명절을 앞두고 지역 내 금 거래소 46곳을 비롯한 귀금속 취급 업소 총 432곳을 대상으로 특별 범죄예방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CCTV 작동 상태 점검, 범죄 사각지대 확인, 비상벨 설치 여부 등 세밀한 방범 진단도 병행해나가기로 했다.
류병화/김유진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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