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장 전면 도입까지는 아니더라도, 제한된 환경에서는 실제 현장에 투입하는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봅니다." 한 인공지능(AI) 엔지니어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공개된 현대차그룹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보고 이같이 말했다. '피지컬 AI'가 연구 단계를 넘어 제품화 전 단계로 진입한 것이 놀랍다는 뜻이었다.
그는 "단일 동작을 보여주는 로봇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보행·회전·물체 조작·균형 회복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다"며 "갑작스러운 변화에도 로봇이 균형을 잡는 과정이 자연스러웠는데, 센서 융합과 실시간 제어가 상당히 성숙 단계에 들어섰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기술 데모가 아니라, 운영·안전·책임 구조를 포함한 시스템 설계"라며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충분히 마련됐다고 보인다"고 부연했다.

현대차뿐만이 아니다. 테슬라도 지난 28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모델 S·X를 단종하고 그 생산라인을 연간 100만 대 규모의 옵티머스 생산라인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히면서 피지컬 AI 회사로의 정체성을 강화했다. 업계가 휴머노이드에 사활을 거는 이유 중 하나는 자동차 제조 공정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에 있다. 휴머노이드를 공정에 투입해 기존 인건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핵심.

업계에서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26일 아틀라스가 2030년 3년 내구연한 조건으로 32만4000달러(약 4억6000만원) 수준에서 양산돼 상용화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은 "운영비·유지보수비를 감안하더라도 24시간 근무 기준으로 연간 5만2000달러(약 7200만원) 인건비를 대체할 수 있어 경제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이어 "팔, 다리, 액추에이터를 20분 내 교체할 수 있고 배터리를 자가 교체해 사실상 24시간 근무할 수 있다"며 "사람 대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연속 작업할 수 있는 압도적인 노동 효율성이 최대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은 지난 7일 진행됐던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애널리스트 간담회 내용 핵심 사항으로 "가격은 2년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 가격으로 출시될 것"이라며 "초기 (생산 원가가) 13만~14만달러(약 2억170만원)로 추정되고, 1만 대 이상 생산하면서 10만달러 이하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썼다. 이어 "원가 절감 방법으로는 대량 생산과 3세대로 오면서 바디 액추에이터의 종류를 8개에서 3개로 통합할 것"이라고 썼다.
현대차 노조도 아틀라스의 노동력 대체에 대해 연일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2일 휴머노이드 생산 현장 투입에 대해 "노사 합의 없이 단 1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며 "연봉 1억원을 기준으로 24시간 가동 시 3명의 인건비는 연 3억원이 들지만, 로봇은 초기 구입비 이후 유지비만 발생한다. 장기적으로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자본가에게 좋은 명분이 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노조는 또 지난 29일 "현대차그룹 최고 전략 회의인 글로벌리더스포럼에서 무인공장 프로젝트를 논의했다"며 "사측은 생산 현장에서 사람을 배제하고, 오로지 AI 로봇만으로 운영할 수 있는 꿈의 공장을 구현하려 한다"고 짚었다.
대통령까지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생산 로봇 때문에 로봇을 현장에 못 들어오게 하겠다고 어느 노동조합이 선언한 것 같다. 진짜가 아니고 아마 투쟁 전술의 일부일 것"이라며 "그런데 과거에 증기 기관, 기계가 도입됐을 때 기계 파괴 운동이라고 사람들이 일자리를 뺏는다고 기계를 부수자는 (러다이트) 운동이 있었다. 흘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고 결국 그 사회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수진/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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