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기업공개(IPO) 시장이 급작스러운 공백 상태에 빠졌다.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의 심사 강화로 상장 일정이 줄줄이 늦춰지고 있어서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기업은 수소 전문업체 덕양에너젠 한 곳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8개 기업이 청약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금감원이 IPO 기업의 증권신고서 심사를 강화한 것이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금감원은 최근 ‘공모가 뻥튀기’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정교한 추정 실적 근거를 요구하고 있다.
29~30일 청약을 예정했던 바이오 기업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으며 청약 일정을 다음달 19~20일로 미뤘다. 당초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는 2028년에 358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으나 정정 증권신고서에서는 이 수치를 244억원으로 낮췄다. 금감원은 광학장비 기업 액스비스와 리센스메디컬의 증권신고서에도 정정 명령을 내렸다.
‘중복 상장’ 논란도 심사 지연의 또 다른 원인이다. 거래소는 당초 지난주 디티에스의 예비심사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었으나 이를 연기했다. 디티에스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다산네트웍스의 계열사인 만큼 거래소는 중복 상장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심사 강화의 필요성은 이해되지만 타이밍을 놓친 기업들로선 자금 조달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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