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을 어떻게 지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그 생각의 근원이 신의 계시로까지 연결된다면 너무 나간 것일까? 신의 지시가 아니라 사람의 생각으로, 사람이 다다를 수 있는 지성으로 행위를 결정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한 사람이 있다. 인지학의 아버지이며, 발도르프 교육의 창시자이자, 유기농법을 알린 농업자이며, 괴테아눔이라는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이기도 한 루돌프 슈타이너 박사다.
건물에는 직교하는 직선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콘크리트를 목조 건축물처럼 기둥과 보로 연결하면서도 벽돌 건물처럼 아치를 뒀고, 거푸집 모양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콘크리트 성질을 자유자재로 활용했다. 오직 인간의 지적 영감에 의해 형태가 만들어졌고, 결과적으로 거대한 두꺼비같이 울퉁불퉁한 덩어리를 가진 독특한 건물이 됐다. 그리고 기이해 보이는 형상은 다시 사람들에게 영감을 떠올리게 하는 자극제가 됐다.
두터운 지붕과 벽체는 내부에 무언가 귀중한 것을 담고 있을 듯한 느낌을 주고, 모양이 다른 창문들은 사람의 보는 눈이 다 다름을 암시하며, 투박한 노출 콘크리트는 원래 그렇게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도넛 모양의 원형 띠로 둘러쳐진 저층부는 행사장에 쓰이는 풍선처럼 건물에 출입하는 사람들에게 풍성한 친근함을 주는 것 같다. 건물 중간 부분의 이쑤시개처럼 돌출된 뾰족한 보들은 멀리서 보면 파란색지 같은 유리면에 디자인된 균질한 점처럼 세련돼 보이고, 공항 전망대를 연상시키는 최상부의 돌출부는 올라가 보고 싶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머리, 몸통, 다리의 인체 3등분처럼 건물을 수직적으로 3등분해 각각 특색을 부여했다.굳이 형태를 해석하자면, 툭 튀어나온 전망대는 불을 뿜어내는 용가리의 머리요, 가시 돋친 긴 목의 부분과 미쉐린 타이어의 퉁퉁한 몸매 같은 밑부분은 젠틀몬스터라는 의미의 ‘점잖은 괴물’을 표현한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에게 시각적인 주목을 받고자 쉽게 연상할 수 있는 형태를 건물에 응용하던 포스트모던 건축 시대의 건물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건물은 완공되고 나면 하나의 확정된 형태를 갖게 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처음에 가진 의외의 감동은 친숙함으로 바뀌고 희석될 수밖에 없다. 팝업! 팝업! 새로움에 목마른 이 시대 소비자 욕구에 맞추려면, 건축 공간은 끊임없이 변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부 공간과 전시물은 손쉽게 바꾸면서 소비자와 시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건물은 구조 변화가 쉽지 않다. 보통 사각형 건물들이 오랜 시간 싫증 나지 않도록 점잖은 외관으로 디자인하는 이유다.
독특한 외관을 가진 젠틀몬스터 사옥은 앞으로 확정된 건물 형태를 때때로 다르게 인식할 수 있는 스토리를 개발하고 변신을 꾀하는 시간 대응 전략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그래야 노웨어 하우스가 똑같은 모습을 갖는 에브리타임 하우스로 전락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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