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의 석유화학 계열사 태광산업은 오는 3월부터 울산 파라아라미드 공장을 연산 1500t에서 5500t 규모로 네 배 가까이 증설한다. 품질 테스트와 고객 확보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해 올해 생산량은 2600t으로 잡았다. 이후 가동률을 순차적으로 끌어올려 2028년에는 최대 생산 가능 물량만큼 제조한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태광산업은 HS효성첨단소재(연 3700t)를 제치고 코오롱인더스트리(연 1만5310t)에 이어 국내 2위 파라아라미드 기업이 된다.
태광산업은 당초 2024년 12월 증설할 계획이었지만 석유화학 불황 여파로 시점을 늦췄다. 이 기간 태광산업은 울산 2공장 프로필렌 설비를 멈춰 세웠고, 중국 스판덱스 사업에서 발을 뺐다. 석유화학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증설하는 게 부담이 된 것이다.
태광산업이 다시 파라아라미드 공장 증설을 결정한 건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는 게 포착된 데 따른 것이다. 파라아라미드는 강철보다 가볍지만 강도와 인장력이 다섯 배 높은 특성 때문에 방탄복과 광케이블, 우주항공 분야 등에 두루 쓰인다. 회사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끝나도 그동안 쓴 방탄복을 다시 채우려는 수요가 생길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태광그룹은 기존 주력인 B2B 사업과 새로 뛰어든 B2C 사업 중심으로 투트랙 전략을 쓰기로 했다. B2C 분야에는 1조5000억원을 투입해 뷰티와 헬스케어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최근 화장품 전문법인 실(SIL)을 출범했고, 태광산업을 앞세워 애경산업과 동성제약 인수에도 나섰다. 지난해 코트야드메리어트서울남대문을 인수하는 등 호텔·리조트 부문에도 진출했다.
태광은 은행 차입, 회사채 발행, 보유 부동산 유동화 등으로 마련한 1조5000억원으로 각종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번 파라아라미드 증설에도 회사 유보자금 1650억원을 투입했다. 태광그룹은 B2C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되 기존 주력인 B2B 사업을 놓지 않기로 했다. 다만 경쟁력을 잃은 범용 제품 대신 화학·섬유 분야의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유태호 태광산업 대표는 “파라아라미드와 모다크릴 증설을 통해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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