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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일한 삼성전자 직원, 퇴직금 얼마 더 받길래…'깜짝' [곽용희의 인사노무노트]

입력 2026-02-01 06:00   수정 2026-02-01 10:20


지난 29일 대법원이 삼성전자의 성과급 중 '목표 인센티브(TAI·옛 PI)'를 퇴직금 산정 기준인 임금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놨다. 반면 영업이익에 따라 지급액이 결정되는 '성과 인센티브(PS·현 OPI)'에 대해서는 임금성을 부정했다. 기업 실적이라는 외부 변수에 좌우되는 만큼 근로의 대가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PS 인센티브 금액이 상대적으로 큰 대기업들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추가 퇴직금 부담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번 판결로 삼성전자와 유사한 성과급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 퇴직자들은 퇴직금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그렇다면 퇴직금은 얼마나 늘어날까?
○ PI는 연간 기본급 150% 수준...가슴 쓸어내린 대기업들



이번 대법원 판결의 요지는 PI가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므로 평균임금에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다. 퇴직금은 한달치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만큼 곱해서 산정한다. 삼성전자의 PI지급률은 사업부별로 다르다. 반기별로 지급되며 기본급 100%씩, 연간 최대 200%까지 지급되는 경우도 있지만, 사업부와 업황, 개인 평급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번 대법 판결에서 원고 측을 대리한 법무법인 에이프로에 따르면, 이번 소송을 제기한 삼성전자 퇴직자들(2017년 경 퇴직)은 평균적으로 상반기와 하반기에 목표 인센티브(PI)로 각각 400만원씩 연간 800만원 정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연간 평균임금이 연 800만원이 늘어난 셈이다.

이 경우 퇴직연금을 계산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견이 있지만, 이번 사건의 원고들은 연간 지급되는 평균임금 총액을 1년(12개월)로 나눈 금액으로 한달 평균임금을 계산하는 방식을 썼다. 고용노동부가 채택하고 있는 산식이다.

800만원을 12개월로 나눌 경우 '월 평균임금'은 약 66만7000원이 추가된다. 만약 이 근로자의 근속연수가 20년이라면 여기에 20을 곱한 금액인 1334만원의 퇴직금이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다른 대기업 직원 A씨에게도 적용해보자. A씨가 각종 수당을 제외한 기본급이 360만원이고 TAI를 상반기 기본급의 100%, 하반기 기본급의 50%를 받았다고 가정할 경우, 상·하반기 평균임금은 연간 480만원이 늘어난다. 이를 12개월로 나누면 한달 평균임금은 40만원이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현재까지 근속 연수를 곱하면 이번 판결로 늘어나게 되는 퇴직금을 계산할 수 있다.

○ DB제도 도입한 대기업은 1인당 수천만원 오를수도
다만 퇴직연금을 확정기여형(DC형)으로 전환한 기업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다. DC형은 매년 성과급을 그때그때 연금 계좌에 반영한다. 앞서 A씨의 경우 DC형 퇴직연금을 선택했다면 매년 40만원 정도가 계좌에 더 꽂힌다. 매년 해당 연도 PI 지급률이나 성과에 따라 금액은 달라진다.

반면 퇴직 시점에 평균임금을 산정해야 하는 확정급여형(DB형)의 경우엔 퇴직 시점 성과급이 무시 못 할 수준의 '목돈' 차이를 발생시킨다. 만약 고참급 직원이 핵심 사업부서에서 최고 성과를 내 목표 성과급을 최대로 받았다면, 많게는 수천만원의 추가 퇴직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TAI 제도가 계속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최고의 개인 성과를 낸 해에 퇴직한다면 퇴직금도 그만큼 늘어나는 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등 대다수 대기업이 이와 유사한 '목표 성과급' 체계를 운영하고 있어서 임금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의 PI는 기본급의 50%에서 150% 정도 수준에서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확정급여형(DB형) 제도나 퇴직금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들은 당장 퇴직금 충당금 부채를 늘려야 할 판이다.
○ 후속 소송 확산은 불가피...추가 쟁점은?
PI 제도를 두고 있는 기업들에서는 후속 소송이나 퇴직한 직원들의 차액 청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특히 DB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대기업에서는 퇴직을 앞둔 직원들을 중심으로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박창한 법무법인 에이프로 대표 변호사는 "경영평가성과급 등으로 권리 보호를 희망하는 근로자들의 많은 참여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대법원이 기준으로 '지급의무'·'근로대가성'을 제시했지만, 기업 마다 PI 설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PI는 무조건 평균임금"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정상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매년 경영진이나 노사간 합의로 지급여부, 지급률을 정하거나 지급되지 않은 해가 있을 경우엔 평균임금성이 부정될 가능성도 높다"며 "대법원 판결을 통해 개별 기업의 구체적 사안에 따라 경영성과급의 임금성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추후 목표성과급 제도를 회사들이 손볼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이미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으로 제도화된 목표 성과급의 경우엔 노조나 근로자의 동의 없이 없애기 쉽지 않다. 임금체계 개편을 두고 분쟁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후속 소송에서는 몇가지 추가 쟁점이 발생할 수 있다. 먼저 퇴직금 계산법이다. 이번 소송의 원고들은 평균임금을 1년(12개월)으로 나누는 방식을 써서 늘어난 금액을 청구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에 따를 경우 원칙적으로 "퇴직 직전 3개월 동안 지급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계산해야 한다. 이 계산법을 A씨에게 그대로 적용할 경우, 만약 12월에 TAI 360만원을 지급 받은 A씨가 3개월 안에 퇴직할 경우 120만원(360만원/3개월)의 평균임금이 늘어나게 된다. 12개월로 나누는 것 보다 훨씬 큰 금액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된다.

물론 대법원(2006다17287)은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다고 볼 예외적 경우"에는 12개월로 나누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퇴직 직전에 근로자가 평균임금을 올리기 위해 과도하게 연장·야간·휴일근로를 하는 등 편법적인 경우 적용한 법리다. 매년 지급되고 PS보다 훨씬 적은 TAI를 '현저하게 많은' 예외적인 경우로 볼 수 있을지는 다툼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삼성전자 사건에서는 원고들이 '1/12 계산법'을 활용했지만, 청구 취지에 따른 판단일뿐 대법원이 특정 계산법에 손을 들어준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1/3 계산법'을 기준으로 추가 소송이 제기될 경우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관건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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