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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할 방법이 없다" 발언 2년 지났지만…BTS 투어엔 중국 쏙 빠졌다

입력 2026-02-01 13:28   수정 2026-02-01 13:32

"중국에서 공연을 할 수가 없는데 중국 투어를 어떻게 해요."

2023년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는 팬이 남긴 "중국 투어도 해달라"는 요청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지금 한국 가수 중 중국에서 공연하는 사람이 있나? 없을 텐데"라며 "아미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고 싶지만 한국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최근 방탄소년단이 대규모 월드투어 일정을 발표했지만, 중국 본토 공연은 이번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의 이른바 '한한령'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1월 3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 보도는 방탄소년단이 대규모 투어 일정을 발표했지만, 중국 본토를 제외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한국 아이돌 그룹이 중국 본토 무대에서 공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한한령이 해제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총 34개 도시에서 79회 공연을 진행하는 월드투어를 예고하며 세계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번 일정에는 중국 본토 도시가 빠졌고, 2027년 3월 홍콩에서만 3차례 공연이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중 관계가 서서히 회복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음에도, 한한령이 단기간에 해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우창창 화둥사범대 커뮤니케이션학부 부교수는 "중한 정상의 상호 방문이 정책 변화 가능성을 둘러싼 추측을 낳고 있지만, 중국이 곧바로 규제를 풀 것인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내부 여론 역시 변수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사드 배치 이후 쌓인 반감과 문화·역사 문제를 둘러싼 민족주의 정서가 여전히 남아 있어, 중국 정부가 문화 분야 개방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라 키스 호주 맥쿼리대 미디어 학자는 "한한령이 해제된다면 한국 문화 산업에는 분명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이 실제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관광이나 브랜드 협업 등 자국 산업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이 비공식 제한을 서서히 풀 가능성은 있지만, 그 속도는 매우 느릴 것"이라며 "한국 연예인들이 예전처럼 중국에서 활동하기까지는 약 5년 정도가 필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류 스타의 정치적 입장도 중국 공연 허가 여부에 영향을 미칠 요소로 지목된다. 우창창 부교수는 "중국에서 한류 연예인의 공연이 허용될 경우, 정치적 태도가 기본적인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며 "대만이나 홍콩 독립을 지지하는 입장을 드러낸 경우 중국 무대에 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암묵적인 한한령 기조로 인해 K팝 가수들은 지난 10년 동안 홍콩과 마카오에서만 공연을 열 수 있었고, 중국 본토 도시에서 대규모 투어를 진행하는 것은 지속적으로 어려웠다.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한중 관계가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중국 업계 관계자들은 한한령 해제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관련 학자들 역시 중국이 제한을 점진적으로 완화할 여지는 있지만, 그 과정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제한은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본격화됐다. 이로 인해 한중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고, 중국은 영화와 드라마, 게임, 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문화 콘텐츠에 비공식적인 제약을 가해왔다. 최근 일부 완화 신호가 포착되기도 했지만, 제한 조치가 완전히 사라진 적은 없다.

게임 산업은 그 영향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2017년 이후 한국 게임은 중국 시장에서 외국 투자 라이선스를 거의 받지 못했다. 이후 2020년 12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스카이 아레나'가 승인을 받으면서 중국 내에서 허가를 얻는 한국 게임 수가 점차 늘기 시작했다.

한국 가수들의 중국 본토 공연 금지와 관련해서도 해제 임박 관측은 여러 차례 나왔지만, 실제 전면 해제로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 지난 4월에는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한국의 한 기획사에 K팝 합동 공연 협력 서한을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CCTV 아시아태평양지부는 이를 부인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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