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CES 2026’에 등장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아틀라스가 단박에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은 결정적 이유가 있다. 걸음걸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특유의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아닌, 놀라울 정도로 사람을 빼닮은 보행에 대중은 전율했다. 당장 연구실을 나와 공장에서 일할 수 있는 현실의 도구라는 각성이 물밀듯 밀려든 까닭이다.보스턴다이내믹스가 이족보행 로봇 아틀라스를 처음 공개한 건 2013년이다. 당시만 해도 인간의 특징을 어설프게 흉내 낸 정도에 불과했던 아틀라스는 로봇공학의 난제였던 자연스러운 보행을 구현한 데 이어, 스스로 사물을 인지하고 복잡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는 ‘피지컬 인공지능(AI)’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마치 직립보행(호모 에렉투스)을 거쳐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한 인류의 궤적을 떠올리게 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이미 일터와 일상으로 파고들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은 2024년부터 일부 생산 현장에서 조립, 부품 검사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테슬라도 독자적으로 개발한 옵티머스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조만간 투입한다. 현대차도 2028년부터 아틀라스를 적용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마트는 중국산 개인용 휴머노이드 로봇 판매를 시작했다.
눈앞의 현실로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한편으론 새로운 불씨를 낳고 있다. 노동자의 일자리를 로봇이 위협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이른바 ‘노로 갈등’이다. 로봇(robot)의 어원이 강제 노동이나 고된 일을 뜻하는 체코어(robota)에서 유래됐다는 점도 공교롭다. 졸지에 아틀라스의 경쟁자가 된 현대차 노조는 노사 합의 없이 단 한 대도 들여올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다.
아틀라스는 일자리를 없애는 터미네이터가 아닌, 미래 먹거리를 여는 기술 진보의 산물로 봐야 한다. 작업 환경이 열악하고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 제조업에는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다. 로봇의 진화는 이제 노동의 진화를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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