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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개입' 저울질하던 트럼프…"이란과 대화" 협상 무게

입력 2026-02-01 17:42   수정 2026-02-02 00:45


이란을 상대로 군사 압박을 강화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대화를 통해 합의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란 역시 미국과의 협상이 진전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 인근에 대규모 미군 전력을 집결시킨 상황이어서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은 합의 원할 것”
31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원(전용기) 기내에서 이란 관련 최근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 “그들(이란)이 수용 가능한 어떤 형태로든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협상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란은 우리와 대화 중이며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핵무기 금지와 시위대 살해 중단 두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핵 협정 수용 시한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란에서도 미국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란은 전쟁을 추구한 적이 없고, 전쟁을 원하지도 않으며, 전쟁은 이란과 미국, (중동) 지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도 “조작된 언론 공세와 과장된 보도와 달리 협상을 위한 구조적 준비가 진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이 중동에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을 필두로 한 함대를 배치하며 대(對)이란 군사 작전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 전까지 “이란으로 향한 함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파견한 함대보다 많다”며 이란에 대한 압박 수준을 높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군사 행동보다는 우선 대화를 통한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접근을 선호하고 있다”고 했다.
◇무력 충돌 우려는 여전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군사적 옵션을 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지역에 상당한 군사 자산을 파견했다고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에 집결하는 군함과 항공기가 늘어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에 대한 선택지도 다양해지고 있다. 행정부 관계자는 “이번 군사력 전개의 주된 목적이 이란 핵 프로그램을 겨냥한 것인지, 탄도미사일 전력을 타격하기 위한 것인지, 정권 붕괴를 노린 것인지, 아니면 이들 목표를 모두 결합한 것인지를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미군은 군사적 대비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타스통신은 항공교통 관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해군의 P-8A 포세이돈 대잠초계기가 이날 바레인 공군 기지에서 발진해 이란 영공 인근을 비행했다고 전했다.
◇“군사 개입 이점 없어”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략적 목표와 군사적 구상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로 중동 내 동맹국에 이란 공격 계획 여부를 알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란 공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봤다.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으로 이란 전력이 다소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보복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BBC는 “이란은 미국에 보복하기 전 사전 경고를 했지만, 최근의 대규모 소요 사태로 흔들린 국내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과거 보복 방식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한 마두로식 체포 작전은 이란에서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WSJ는 “이란은 지도부 보호에 매우 철저하고 수도가 내륙 깊숙한 곳에 있다”고 분석했다. 하메네이가 축출돼도 이란 정권이 미국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도 변수다. 이란 내 갈등이 중동 지역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제 원유시장도 이란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 대비 0.21달러(0.32%) 내린 65.21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3거래일간 WTI 가격은 10% 가까이 뛰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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