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이 과제 채점부터 수업 질의응답, 전공 로드맵 설계 등 교수·학습 전반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강의 보조 수준을 넘어 교수와 조교가 맡던 역할 상당 부분을 AI가 대신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 ‘AI 부정행위’ 사건 이후 학생은 못 쓰게 하면서 교수만 편하게 수업하려는 게 아니냐는 형평성 논란과 함께 조교 일자리 축소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대는 2021년부터 교수학습개발센터를 중심으로 그레이드스코프를 운영해 왔다. 지난해 교양수학, 현대기하탐구 등 이공계 과목에서 활용됐다. 서울대 수리과학부가 27명의 채점 조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업무량이 기존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AI조교’와 ‘AI선배’ 등 다양한 AI 기반 교수·학습 솔루션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AI조교는 지난해 2월 실시한 신입생 대상 기초학력 진단 평가에 따라 맞춤형 학습 처방을 제공하고 학생 질문에 답변하는 기능을 갖췄다. 2020년 도입된 AI선배는 졸업생 28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초개인화 전공·진로 수강 로드맵을 제안한다.
조교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연세대 재학생 이모씨(22)는 “조교 장학금으로 부족한 학자금을 메우는 학생이 적지 않은데 일자리가 줄어들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연세대 측은 이에 대해 “등록금 일정 비율을 대학원생 장학금으로 지출해야 하는 교육부 규정에 따라 조교 채용 인원에는 아직 변화가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AI 시대 대학 교육의 근본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유재준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장은 “기존 주입식 교육 방식으로는 AI 도입에 따른 저항과 부작용을 모두 해소하기 어렵다”며 “AI와 협업을 통해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갈 새 교육 패러다임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리/김다빈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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