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물면 끝까지 놓지 않는 한국인의 독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코리안 골프클럽(GC)’이라는 팀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플레이를 펼쳐보겠습니다.”매끈한 얼굴에 해사한 미소로 한국·일본 골프 팬들에게 ‘어린 왕자’로 사랑받던 송영한이 세계 톱랭커들에게 도전장을 냈다. 오는 6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LIV골프 개막전에 ‘코리안GC’ 팀 멤버로 데뷔하면서다. 데뷔전을 위해 출국을 앞둔 송영한은 “투어에 막 들어선 루키 때의 설렘과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 뒤돌아 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기 위해 몸을 풀고 있는 기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송영한은 한국 선수로서 드물게 간판스타로 활약했다. 13년간 투어카드를 단 한번도 잃지 않았고, 2승을 올렸다. 10년 이상 신한금융그룹의 모자를 쓰고 후원사의 이미지에 신뢰를 더하는데 앞장섰다. LIV골프가 한국과 일본 시장 모두를 공략할 수 있는 최적의 카드로 송영한을 주목한 이유다.
진득하게 한우물을 파온 송영한이었기에 LIV골프로의 이적은 큰 결단이 필요했다. 올해로 35살, 그는 “지금까지 골프선수로서 보낸 시간보다 훨씬 더 짧은 시간이 남아있는 나이였기에 변화를 택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JGTO 시즌 마지막 대회 즈음에 갑작스럽게 제안이 들어왔어요. 투어 환경이 좋은 일본, 오랜기간 후원해주신 신한금융과 결별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지만 제 골프인생에서 분명 좋은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도전의식이 들었죠.”
그의 결정에 동료와 후원사도 응원을 보냈다. 신한금융은 재계약까지 완료한 상태였지만 LIV골프 행을 기꺼이 지지해줬고, 일본 동료들도 전화통화로 “좋은 기회이고 LIV골프로 가는게 맞다. 가서 꼭 성공하라”며 힘을 보탰다고 한다.
송영한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스타 안병훈, DP월드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를 뛴 김민규,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와 ‘코리안GC’ 팀으로 나선다. LIV골프는 올 시즌 흥행 카드로 팀 경쟁 강화를 내걸었다. 팀 상금을 기존 500만 달러에서 1000만 달러로 두배로 늘렸다.
한국인으로 구성된 코리안GC처럼 서던가즈GC는 남아공 선수로, 파이어볼스GC는 스페인 선수로 재정비했다. 국가대항전 성격을 더해 팬들의 주목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송영한은 “한국에 훌륭한 선수들이 많은데 제가 한국을 대표한다는 것이 송구스러우면서도 영광스럽다”며 “팬들께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펼쳐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코리안GC는 케빈 나(미국) 등 교포선수가 주축이 됐던 ‘아이언 헤드’팀을 한국 선수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송영한은 “한국팀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화된 만큼 더 위협적인 플레이로 세상을 놀라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저희가 좋은 케미스트리를 빚어내서 한국 주니어 선수들이 ‘저 팀의 선수가 되고 싶다’ ‘저 팀의 모자를 쓰고싶다’라고 꿈꿀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는 설명이다.
송영한은 “내년 시즌 JGTO 카드를 잃을 수도 있기에 벼랑 끝에 선 듯한 절박한 마음으로 앞만 보고 달려볼 생각”이라며 “LIV골프의 세계적인 선수에게 반드시 한국인의 매운 맛을 보여주고 오겠다”고 다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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