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시 쇼크’가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미국 중앙은행(Fed) 차기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이사가 지명되자 금, 은, 비트코인 등 주요 자산 가격이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시를 의장으로 지명한 지난달 30일 뉴욕상품거래소(CME)에서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11.6% 떨어진 4700달러까지 밀렸다. 은 선물은 트로이온스당 한때 35.3% 하락했다. 마켓워치는 금, 은 시가총액이 하루 새 7조4000억달러(약 1경원) 증발한 것으로 추산했다. 비트코인은 4개월여 만에 8만달러 선이 붕괴했다.
반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0.74% 오른 96.99를 기록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상승하며 장중 연 4.3%를 넘었다. 그간 거론된 Fed 후보자 중 워시가 금리 인하에 가장 신중한 데다 평소 Fed의 유동성 공급 정책인 양적완화(QE)에 부정적 견해를 보인 점이 부각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시가 금리 인하를 약속했느냐’는 취재진 질의에 “아니다”고 답하면서도 “그는 분명 금리 인하를 원한다”고 했다. 지난달 25일 한 사교 모임 인사들은 워시에게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면 소송하겠다”는 농담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트럼프, 중앙銀 독립성 훼손 의식…인플레에 엄격한 케빈 워시
30일(현지시간) 미 국채 시장에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0.027포인트 하락한 연 3.52%를 기록했다. 반면 10년물 국채 금리는 0.014포인트 상승한 연 4.24%로 올라섰다. 장중엔 연 4.3%를 넘기도 했다. 이는 시장이 워시를 단순한 금리 인하 지지자로만 보지 않고 있다는 신호다. 시장은 워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관리에 엄격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국채 시장이 워시 지명에 흔들린 핵심 이유는 ‘대차대조표 정상화’다. 워시는 2011년 Fed 이사직을 사임할 당시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의 2차 양적완화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Fed가 장기 국채를 대량 매입해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것은 시장의 가격 기능을 왜곡한다”고 비판했다. 시장은 워시가 Fed 의장에 취임할 경우, 현재 Fed가 보유한 대규모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줄일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는 시중 유동성 감소로 이어질 수있다. 워시 지명후 달러 가치와 미 국채 금리가 반등한 배경이다.
반면 금,은, 비트코인 등 주요 자산가격은 급락했다. 최근 귀금속 시장에 대거 유입됐던 단기 자금의 청산도 금, 은 가격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은은 레버리지 거래 비중이 높아 급락 과정에서 마진콜(증거금 요구)이 잇따랐다는 평가다. 지난달 28일부터 은 선물에 대한 증거금이 현재 9% 수준에서 11%로 상향되며 하락 폭을 키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1위 종목인 비트코인 가격은 9개월여 만에 다시 8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미국 동부 시간 오후 1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은 24시간 전과 견줘 약 5% 하락한 7만8309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8만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4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뉴욕=박신영 특파원/임다연 기자 nyusos@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