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도깨비 여행 하면 해외만 떠올리는데 제주도가 딱 좋은 여행지 아닐까요." 매년 2~3회 제주를 찾는다는 김성진 씨(34)는 "자주 찾다 보니 가볼 만한 곳은 거의 다 다녀와서 이제는 1박2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제주 여행 방식이 다채로워지고 있다. 2박3일, 3박4일이 기본이던 일정 대신 당일치기, 1박2일 등 초단기 여행이 늘어나면서다. 짧은 일정 속 이동 시간을 줄이려는 수요로 인해 제주공항 주변 관광에 나서는 여행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2일 제주 관광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제주공항 주변은 도착 직후 잠시 머물거나 서울로 복귀하기 전 렌터카 반납 시간에 맞춰 들르는 '경유지'로 여겨져 왔다. 공항에 도착한 뒤 동쪽 혹은 서쪽으로 이동해 서귀포, 중문 관광단지 등에서 일정을 마친 뒤 잠시 들렀다 가는 동선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초단기 여행 수요가 확대되면서 여행 경유지가 아닌 '목적지'로 재해석되는 추세다.
공항에서 서귀포·중문까지 내려가는 일정은 왕복 이동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공항 주변 제주 시내 일대는 차량으로 10~20분 거리 안에서 숙박과 식사, 관광까지 모두 가능하다. 짧은 일정일수록 이 차이가 크게 체감되는 만큼 단기 여행에서 도심 관광이 주목받는 배경으로 꼽힌다.
현장에서도 감지되는 변화는 뚜렷하다. 제주의 한 택시 기사는 "예전에는 제주에 오면 무조건 렌터카를 찾았는데 요즘은 공항 근처만 이동하려는 손님이 늘었다"며 "짧은 거리 위주로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여행객이 제주 도심을 선택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공항과 가까운 이동 거리, 늦은 시간에도 이용할 수 있는 식당과 술집, 체크인·체크아웃이 유연한 숙소가 밀집해 있어서다. 관광지 간 거리가 먼 곳을 둘러보는 데 시간을 쓰는 대신 이동 시간을 최소화하고 머무는 시간의 '질'을 높이는 방식이다. 여행의 중심이 명소가 아닌 동선과 거리로 옮겨간 셈이다.

변화의 중심에는 숙소가 있다. 제주공항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38층 높이의 전망과 14개의 직영 레스토랑과 바(BAR) 등 식음 시설, 야간 콘텐츠를 두루 갖췄다. 도심 야경과 함께 새벽 2시까지 운영되는 38층 스카이뷰 포차는 5년 동안 이곳을 찾은 방문객만 70만명에 이를 정도로 제주 도심 관광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 잡았다.

또 공항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대중교통으로도 접근이 쉬운 탑동 일대에는 쉐라톤 제주가 재개관을 앞두고 있다. 공항과 가까운 입지에 특급호텔이 다시 문을 열면서 제주 도심지역을 전반으로 체류 수요가 확장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자연경관 중심이던 기존 관광지와 달리 짧은 일정에서도 숙박·식사·야간 활동이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는 점 때문이다.
제주 호텔업계 관계자는 "쉐라톤이 재개관하면 멤버십 등급 유지를 위해 숙박일수를 채우러 제주를 찾는 여행객도 늘어날 것"이라며 "공항과 숙소에 인접한 탑동과 노형동 등 도심지역 관광객이 늘어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제주=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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