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가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에 저가 트림을 새롭게 만들어 초기 가격을 국고 보조금 지원 시 5000만원대로 낮추는 승부수를 띄웠다. 연초부터 국내 판매가 부진한 모델의 가격을 연이어 내리는 모양새다. 반면에 잘 팔리는 모델의 연식 변경 모델은 가격을 동결하며 판매량 굳히기에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EV9의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라이트 트림을 새롭게 도입했다. 스탠다드 기준 라이트의 가격은 6197만원으로 기존 스탠다드 에어(6412만원)보다 215만원 싸다.
추후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가 완료돼 세제 혜택이 적용되고 정부·지자체 보조금과 전기차 전환지원금까지 반영될 경우 소비자 실구매가는 5800만원대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 모델 현대차 아이오닉9 7인승 익스클루시브 시작가인 6715만원과 비교해도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EV9은 지난해 국내에서 1594대 팔려 기아 전기차 중 가장 저조한 판매량을 보였다. 같은 기간 아이오닉9가 국내에서 8227대 팔리며 선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EV9은 출시 초기 GT라인의 풀옵션 가격이 1억이 넘어 국내에서 가격 논란이 일었다. 이후 저조한 판매량을 극복하기 위해 보조금 적용 시 5000만원대의 저가 트림을 신설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기아는 "라이트는 대형 SUV를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한 엔트리 트림"이라며 "에어 트림 대비 합리적인 사양 조정으로 가격 접근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기존 EV9 에어·어스·GT 트림의 판매 가격은 동결됐다. 연식 변경을 거치면서 상품성이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전작 대비 같아지게 한 것이다. 기아는 EV9 전 트림에 테일게이트 비상램프를 추가하고 에어 트림 이상에 100W C타입 USB 단자를 기본 적용했다. 또 롱레인지 4WD에서 운영되는 6인승 스위블 옵션 패키지에 3열 열선시트를 추가했다.
개별소비세 3.5%, 친환경 자동차 세제 혜택 기준 연식 변경 EV9의 판매 가격은 스탠다드 △라이트 6197만원 △에어 6412만원 △어스 6891만원이다. 또 롱레인지 △라이트 6642만원 △에어 6857만원 △어스 7336만원이다. GT 라인은 7917만원이다.
특히 EV3·4는 연식 변경을 거치면서 전 트림에 운전자의 가속 페달 오조작 사고 위험을 줄이는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와 '가속 제한 보조'를 기본 적용했다. 개별소비세 3.5% 및 환경친화적 자동차 세제 혜택 후 기준 EV3 가격은 스탠다드 △에어 3995만원 △어스 4390만원 △GT 라인 4475만원이다. 롱레인지 △에어 4415만원 △어스 4810만원 △GT 라인 4895만원이다.
EV4 가격은 스탠다드 △에어 4042만원 △어스 4501만원 △GT 라인 4611만원이다. 롱레인지 △에어 4462만원 △어스 4921만원 △GT 라인 5031만원이다.

기아의 연이은 전기차 가격 정책은 기아가 국내에서의 전기차 시장 지위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전년(2024년) 대비 27.5% 증가한 전기차 6만609대를 판매했다. 이는 국내 완성차 제조 업체 중 전기차 판매량 1위인 수준이다. 그 뒤를 테슬라가 전년 대비 101.3% 증가한 5만9893대를 판매하면서 바짝 뒤쫓고 있다. 더욱이 테슬라가 지난해 연말부터 국내 인기 모델인 중국산 모델3 퍼포먼스 AWD를 최대 940만원 할인하는 등 전기차 판매량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여기에 올해는 중국 브랜드의 국내 시장 공세도 가속할 전망이다. BYD는 지난해 국내에서 전기차 7278대를 판매, 전년(2024년) 대비 601.8%의 성장을 거뒀다.
기아 관계자는 "기아의 전동화 철학을 집약한 GT 모델 출시로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주요 모델의 연식 변경을 통해 라인업 전반의 상품 경쟁력을 강화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일상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차별화된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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