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 총선거를 앞두고 일본 채권시장에서 다시 국채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가 대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이 힘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커져서다. 다카이치 총리가 최근 엔저를 옹호하는 발언을 내뱉자 외환시장에서 엔화 매도세가 확산한 것도 국채 금리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2일 일본 장기금리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때 연 2.270%를 기록하며 직전 거래일 대비 0.030%포인트 상승(국채 가격은 하락)했다. 재정에 더욱 민감한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20%포인트 높은 연 3.645%까지 올랐다.
국채 금리 상승 계기 중 하나는 중의원 선거 판세 보도다.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약 37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인터넷 조사 등을 토대로 선거전 중반 판세를 분석한 결과 자민당이 단독으로 중의원(465석) 과반 의석(233석)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2일 보도했다.
일본유신회와 함께 여당 의석이 300석 이상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여당의 대승 시나리오가 재정 리스크를 반영하기 쉬운 초장기채 매도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31일 선거 유세 중 나온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도 국채 금리 상승을 재촉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엔고라면 수출해도 경쟁력이 없다”며 “엔저라서 나쁘다고 말하지만, 수출산업에는 큰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후 다카이치 총리는 자신의 SNS에서 “환율 변동에도 강한 경제 구조를 만들고 싶다는 취지로 말씀드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엔저의 장점을 강조하는 듯한 발언을 시장에서 ‘엔저 용인’으로 받아들이면서 2일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155엔대 중반까지 엔저가 나타났다.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지면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해 일본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오는 4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이 70%대로 상승했다.
일본은행이 환율 동향에 과민한 것도 엔저 재연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관측을 부추기고 있다. 2일 공개한 1월 금융정책결정회의 주요 의견에서는 정책위원 사이에서 “외환시장도 실질금리 차이에 주목하는 만큼 큰 폭의 마이너스 실질금리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다만 최근 미국과 일본 당국이 공조해 환율 개입 전 단계인 ‘레이트 체크’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가 직접 해명한 것처럼 정권이 엔저를 지향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시 엔저가 가속하면 일본 정부·일본은행이 엔화 매입 환율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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