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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한테 '月100만원' 주더니…'복지천국' 파격 선언에 발칵

입력 2026-02-02 16:49   수정 2026-02-03 01:23


‘복지 천국’ 핀란드가 복지 개혁에 나섰다. 핀란드 사회보장국은 1일(현지시간) “2월부터 기본 사회부조(생계지원 수당) 수급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한다”며 “대상자가 한 달 이내에 정부에 정규직 구직자로 등록하지 않으면 기본 지원액을 50%까지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본 사회부조는 핀란드의 가장 기본적인 사회 안전망이다. 소득이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국민에게 정부가 지급한다. 독신 성인 기준으로 기본수당은 월 593.55유로(약 102만원)다. 연령 제한 없이 가구 소득과 재산 등에 따라 지급액을 조정한다. 핀란드 사회보장국은 “생계지원 수당 수급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정부의 일자리 제의를 거부해도 수당이 추가로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1일부터는 모든 성인 수급자의 기본수당도 2~3% 삭감한다. 만 18세 이상 수급자 중 부모와 동거하는 경우 등은 3% 줄인다. 이 조치로 혼자 사는 성인은 매달 17.90유로(약 3만원)를 덜 받게 된다. 핀란드 사회보장국은 “이번 개혁으로 수급자는 정규직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핀란드가 복지 개혁에 나선 것은 재정 적자가 급증한 게 1차적 이유다. 작년 핀란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은 4.5%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 기준선인 3%보다 훨씬 높다. 일자리를 찾지 않고 정부 수당만 타 먹는 걸 막으려는 취지도 있다. 핀란드 실업률은 지난해 9.7%로 EU 최고 수준으로 추정된다.
정부 보조금 개편…최저 생계비 50% 삭감
기존엔 구직 안해도 月100만원…작년 실업률 9.7%까지 치솟아

촘촘한 보편적 복지로 유명한 핀란드가 복지 개혁에 나선 것은 재정 상황이 악화한 영향이 크다. 복지 지출이 계속 증가한 데다 최근 국방비까지 크게 늘어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자 과도한 복지에 메스를 댄 것이다. 관대한 보조금이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핀란드 예산 40%, 복지비로
최근 핀란드 실업률은 급등했다. 2022년 6.8%에서 지난해 9.7%로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두터운 소득 보전 제도가 오히려 실업률을 높였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핀란드에선 실업수당을 최대 400일간 받을 수 있다. 실직 전 소득의 50~70%가 지급된다. 실업수당을 받는 기간이 끝나도 노동시장 보조금 등을 받을 수 있다. 이마저도 충분하지 않으면 한국의 기초생활보장비와 유사한 ‘기본 사회부조’(생계 지원 수당)가 추가로 지급된다. 관대한 복지 제도가 수급자의 구직 의지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핀란드의 재정 상황도 심각하다. 2024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4.4%였다. 유럽연합(EU)이 설정한 상한선인 3%를 웃돈다. 작년에는 이 비율이 4.5%까지 높아진 것으로 EU는 추정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재정적자 개선에 실패한 핀란드를 상대로 ‘초과 재정적자 시정 절차’(EDP)를 시작했다. EU 재정준칙상 회원국은 재정적자와 국가 부채를 각각 GDP의 3% 이하, 6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이를 초과하면 EU 기금 할당 중단 등 제재를 가할 수 있다. EDP에도 시정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국가에는 매년 GDP의 0.1%에 해당하는 벌금을 EU 집행위가 부과할 수 있다.

핀란드는 유럽에서 공공부채 증가 속도가 빠른 국가 중 하나다. 2009년부터 국가 살림에서 계속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에 따른 에너지 위기 등에 대처하기 위해 공공 부문 차입을 늘리면서 이런 추세가 더 심화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최근 국방비를 증액하면서 재정 악화 속도가 빨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핀란드는 러시아 위협에 대응해 2023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면서 국방 지출을 확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회원국의 국방력 강화를 독려하는 EU는 국방 부문 투자를 이유로 적자 한도를 초과한 국가에는 좀 더 느슨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EU는 핀란드 재정적자가 국방비 지출 증가로만 설명할 수 없는 과도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복지 지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각종 사회보장제도 등 복지 지출 규모가 전체 예산의 40%에 달한다. 국방비만 줄인다고 재정적자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다.
◇경제 성장도 제자리걸음
핀란드는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0.1%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되는 등 경기 둔화를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며 러시아 무역이 급감한 영향이 크다. 1340㎞에 달하는 국경을 러시아와 공유하는 핀란드에 러시아는 핵심 수출 시장이자 저렴한 원자재 공급처였다.

핀란드 정부는 100억유로(약 17조원) 규모 재정 조정 패키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집권당인 중도우파 성향의 국민연합당이 핀란드인민당, 스웨덴인민당, 기독민주당과 우파 연립정부를 구성해 추진 중이다. 이번 기본 사회부조 개혁안도 우파 연립정부가 의회 과반수를 앞세워 관련 법을 개정했다.

하지만 핀란드 정부가 밝힌 정책으로는 정부 부채 문제가 악화하는 것만 막을 수 있고, 추세 반전은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도 이런 문제를 지적하며 지난해 7월 핀란드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북유럽의 다른 복지 강국인 스웨덴도 최근 복지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복지 상한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10월 실업급여 체계부터 손질했다. 기존의 시간 기준 실업급여 산정 방식을 직전 소득 기준으로 변경해 고소득자의 실업급여를 줄였다. 지급 수준도 단계적으로 축소할 방침이다. 덴마크는 지난해 7월부터 생계급여 수급자가 해당 급여를 받는 대가로 1주일 최장 37시간 사회 기여 근무를 하도록 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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